만 67세 취임 제한...조 회장 연임시 차기 회장은 '단임'
조 회장 제외 투표서 사외이사 만장일치로 진 행장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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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옥동 신한은행장 겸 차기 회장 후보(좌)와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신한금융그룹, 그래픽=윤수민 기자)
신한금융그룹의 새 회장으로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이 단독 추천됐다. 법적 리스크를 벗으며 연임이 유력하던 조용병 현 회장이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다. 만약 이번에 조 회장이 연임을 선택했다면,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던 진 행장은 나이 제한으로 인해 임기를 3년 단임밖에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신한금융지주는 8일 오전 조 회장, 진 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등 차기 회장 후보 3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이후 회장추천위원회 및 확대 이사회를 열어 사외이사 12명 전원 만장일치로 진 행장을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정했다.
면접장에서 조 회장이 용퇴 의사를 밝히며, 사외이사들의 투표는 진 행장과 임 사장 두 후보를 대상으로만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은 "최고경영자(CEO) 세대교체와 신한금융의 미래를 고려해 용퇴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 용퇴의 핵심 배경으로는 회장 나이 제한 규정이 꼽힌다. 신한금융은 전임 한동우 회장 시절 회장 임기를 만 70세까지로 제한하고, 회장 임기 시작 연령도 만 67세로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원활한 세대교체와 특정 인물의 장기 집권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1957년 6월생인 조 회장은 2023년 3월인 다음 임기 시작일 기준으로 만 65세다. 3연임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문제는 최고경영자 승계 구도였다. 진옥동 행장은 1961년 2월생, 임영진 사장은 1960년 11월생이다. 만약 조 회장이 이번에 연임을 했다면, 차기 회장 후보인 두 사람은 2026년 3월부터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2026년 3월 기준 진 행장은 만 65세, 임 사장은 만 66세다. 3년의 임기를 소화하고 나면, 만 67세를 넘어 다음 임기를 시작할 수 없다. 3년 단임인 셈이다. 안정적인 경영과 승계 관점에서 3년 단임 최고경영자는 주주들이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카드로 통한다. 이 때문에 주요 금융지주 회장은 보통 6년에서 최대 10년의 임기를 소화해왔다.
이번에 회장 후보로 추천된 진 행장은 주주총회 이후 2023년 3월말 취임하게 된다. 취임일 기준 만 62세로, 3년의 임기를 소화하더라도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신한금융은 안정적인 진 회장 체제에서 2029년까지 부회장직 신설 등 좀 더 원활한 최고경영자 승계 구도를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룹 안팎에서는 6년으로 임기를 마친 조용병 현 회장이 아직 만 65세로 은퇴하기는 이른만큼, 고문 등의 직책을 맡아 그룹에 좀 더 공헌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날 회추위에서 최종 후보로 추천된 진 행장은 이사회의 적정성 심의, 의결을 거쳐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확정될 예정이다. 이후 내년 3월 신한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 의결 및 이사회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