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기업들,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수익성 약화할 것
배터리사, 투자규모 확대에 따른 차입금 확대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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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 주요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내년에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위기 대응 능력이 향상됐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의 한전채 의존도는 내년에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8일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가 공동주최한 한국 신용전망 컨퍼런스에서 믹 강 무디스 연구원은 "무디스에서 평가하는 한국 기업들의 신용등급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경기 약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기업들이 견조한 현금보유고를 강화했기 때문에 약화하는 업황을 흡수할 재무적 완충력이 강해졌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대외적 리스크(위험)가 산재돼 있지만, 무디스는 한국 기업들 중 화학·유틸리티 부문을 제외하면 대부분 산업에서 양호한 수익성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강달러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지만 자연 헤지 등을 통해 양호하게 관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 측은 2023년 반도체 부문을 포함한 테크와 제철부문, 그리고 화학부문의 수익성이 지속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테크 부문의 경우,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업황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내가 가능한 수준에서 수익성 약화가 이뤄질 것이며 관련 기업들도 이에 충분히 대응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배터리업체들은 향후 대규모 투자가 예상되는 만큼 차입금 규모가 지속 상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별 기업으로는 SK이노베이션을 꼽았는데, 믹 강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문 대규모 투자 규모가 예정돼 있어 부정적인 등급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까지 대규모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한전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션 황 무디스 연구원은 내년에도 한전의 적자 기록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점차 그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인으로는 ▲내년 1월부터 반영될 전기요금 인상분 ▲내년에 감소할 연료구입비 ▲현재 정부가 검토 중인 연료비 인상 등을 꼽았다.
내년에도 한전채에 대한 의존도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3분기까지 한전은 차환 자금 수요 등을 위해 22조원가량의 한전채를 발행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10조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션 황 연구원은 "한전과 정부가 이야기 중인 기준연료비 상승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내년에도 수조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이에 따라 자금 확보를 위해 한전채 의존도도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