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중간 배당 실시하는 KB, 신한, 하나보단 우리·BNK 수익률 높아
다만 과거에도 4분기 어닝쇼크 많아…충당금·희망퇴직 등 변수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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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의 계절이 돌아왔다. 고금리 시기엔 배당주 투자 매력이 떨어지지만, 올 연말 배당주 수익률이 시장 수익률을 뛰어넘으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간 찬 바람 불던 은행주 투자심리도 개선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분기배당 및 중간배당 지급분이 많은 대형 금융지주 3사보다는 우리금융, DGB금융 등 연말 배당이 많은 곳의 4분기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이란 분석이다. 배당 이후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비용 상승 및 경기침체로 주가가 다시 부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말 배당수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은행주가 연일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주요 은행주 중에서는 DGB금융이 1개월간(11월 11~12월 12일) 15%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하나금융 14%, JB금융 12% 순이다. KRX은행지수는 최근 1개월간 7%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코스피가 4%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은행주 배당수익률이 올해 유가증권 배당수익률(2.4%)을 크게 뛰어넘으면서 고금리 시기에도 배당주 매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금리인상으로 금융사의 실적이 견조했던 반면 규제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은행주가 저평가되면서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영향이다. 지난 9일 종가 기준 BNK금융의 4분기 예상 배당수익률은 8.7%에 달한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은행 배당정책에 개입할 우려가 다소 해소되면서 연말 배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일 "은행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해 자율적인 의사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금융당국의 개입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4대 금융지주의 2021년 배당성향은 24~26% 수준으로 4대 금융지주는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3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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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대형 3사의 경우 분기 배당 및 중간배당으로 인한 배당수익 지급분이 많아 4분기 배당수익률은 경쟁사 대비 높지 않다는 평가다.
연말에 배당을 많이 하는 우리금융, BNK금융, DGB 금융은 4분기 배당수익률(9일 종가 기준) 추정치가 각각 7.5%, 8.7%, 8%에 이르지만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4분기 배당수익률은 3.2%, 3.2% 5.3%로 예상된다.
물론 연말 결산을 거치면서 주주환원액을 감소시킬 수 있는 변수들이 남아있다. 선제 충당금 적립과 대규모 희망퇴직 등이다. 금융당국은 경기 대응 충당금 명목으로 금융사들에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부동산 침체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4분기에도 추가 적립이 발생해 배당가능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 또, 은행들이 대규모 희망퇴직을 통한 경비 효율화를 추진할 수 있단 지적이다.
주가 흐름이 좋은 은행주지만 배당 이후에는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예상보다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 오히려 이자 비용 상승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은행들의 순이자마진 상승 폭은 둔화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 하락이 나타나면서 경기침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대손비용이 점진적으로 상승하면 내년 은행업 주가 흐름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