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솔루션본부 신설…리테일 연계 딜 소개·RM 관리에 주력
실적 부진한 S&T 부문은 인력 구조조정…M&A 부문은 타부서에 흡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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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이 투자은행(IB) 부문을 두 개로 나누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한 지 1년이 지나지 않아 다시 대대적인 조직개편안을 내놨다. 딜(Deal) 소싱 자체를 관리하는 신규 본부를 신설하고, 성과가 부진한 사업부문은 다른 부서에 흡수시켜 대외적 평판 리스크를 줄이거나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 그 내용이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리테일에서 파생되는 딜(Deal)을 단순 소싱하고 소속 RM(Relationship Manager)의 담당 그룹사를 배정·관리하는 'IB 솔루션본부'를 신설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Corporate Finance1팀을 담당했던 이세준 팀장이 IB 솔루션팀의 본부장을 맡게 된다.
'Corporate Finance팀' 명칭도 '어드바이저리팀'으로 정정된다. 일각에선 "기업의 자금 조달 뿐만 아니라 자문 쪽에도 더욱 집중하라는 의미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총 4개팀으로 꾸려지는데, 어드바이저리3팀은 금번에 신설된다. 기존의 M&A팀과 PE커버리지팀이 이에 흡수된다.
올해 실적이 부진했던 S&T 부문 임원 2명은 재계약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증권 S&T 부문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법인세비용 차감 전 기준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순수수료손익도 전분기 372억원에서 8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에 20년 이상 근무한 것으로 알려진 S&T 부문 임원들도 둥지를 옮기게 됐다.
S&T 부문 내 메자닌 투자를 담당했던 'Multi Strategy팀'을 비롯, VC팀, PE팀 등이 IB부문으로 옮겨진다. S&T 부문 산하 부동산투자팀은 IB2팀으로 이동한다.
이번 조직개편을 두고 삼성증권 내부에서는 잇딴 조직개편에 따른 피로감이 느껴진다는 평가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말에도 삼성증권은 IB부문 '투톱'이던 신원정 부사장과 임병일 부사장을 교체하면서, IB부문을 2개 부서로 나눈 바 있다.
신설된 IB 솔루션본부를 둘러싼 잡음도 나온다. 딜을 소싱해오는 것이 아닌, 단순 '관리' 목적이 큰 탓이다. IB솔루션본부는 리테일 연계 딜을 실무부서와 연결해주는 Corporate Soultion팀과 RM들이 담당할 기업들을 배치시켜주는 IB Coverage 팀으로 구성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에 다니는 직원들은 직접 딜을 소싱해서 진행해보는 경험을 해보려는 욕구가 크다"라며 "딜을 단순히 소개해주고 내부 실무진을 관리하는 부서에 배치될 경우 사기가 저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IB부서 내 M&A팀의 존재가 사라진 것도 주목할만한 점으로 평가된다. 삼성증권 M&A팀은 그간 성과가 미비하다는 평을 받아왔는데, 부서를 통합함으로써 자문 성과에 대한 대외적인 평가에 노출을 줄이려 했다는 평가다.
일부 임원진이 재계약에 실패한 것과 관련해서도 술렁이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S&T 부문 외에도 투자금융본부 임원도 회사를 떠난다고 전해진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봤을 때 실적이 나오지 않는 사업부문을 점검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본다"라면서도 "대외적인 변수로 인해 실적이 잘 나오지 않았던 조직도 개편 대상이 된 데 대해 내부적으로 스트레스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은 "매년 진행하는 정기적인 조직개편의 일환"이라며 "신임 부문장 부임 등 인적 변화에도 정기개편에 맞춰 조직에 변화를 준 것이라 잦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