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자산 증가에 대한 우려 커지며 충당금 적립 압박 커졌기 때문
내년 금융주 주가도 부실자산이 가를 예정…재무체력 시험대 오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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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에서 내년 주목해야 할 핵심 이슈로 '재무건전성'이 꼽힌다. 경기침체 그늘이 짙어지는 가운데 내년엔 부실 자산 문제가 본격 대두될 가능성이 커 각 사의 재무체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말부터 증권가에선 은행주에 대한 기대감이 감지됐다.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며 은행주가 수혜 종목으로 꼽혔다. 시중금리가 상승하면 은행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며 수익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들은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하며 분기 조단위 이익을 내기도 했다.
다만 상승선을 그리던 은행주 주가 추이는 하반기 들어 하락했다. 줄줄이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부진의 원인으론 금리 피크아웃 우려에 더해 충당금 및 규제리스크가 거론된다. 금융사들의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 부실 자산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다. 금융당국이 충당금 적립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며 금융사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나 개인사업자(소호)를 중심으로 대출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 가계 및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지며 금융사들의 건전성 관리 부담도 커질 것"이라며 "이제는 이자이익보다는 대출 부실 등을 감안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부실 자산 급증 가능성은 금융사의 자본적정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가장 건전한 금융기관으로 꼽히는 은행권의 자본적정성 지표도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9월말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 BIS 기준 자본비율 현황'에 따르면 3분기 국내은행의 BIS기준 총자본비율은 직전분기 대비 0.46%p 하락한 14.84%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며 채권평가손과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평가가 심각한 증권주와 보험주가 더욱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주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기조에서 비롯된 증시부진과 채권평가손실로 실적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이로인해 주가순자산 비율도 0.23~0.55배에 머물고 있다. 대형증권사도 부동산PF 발 부실에 안심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사와 카드사도 재무건전성과 자금조달 부담이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 특히 중소형 생보사들은 매각설이 도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내년부터 매물로 출회되는 곳들이 많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카드사들은 조달금리 상승으로 인해서 영업에 부담이 가중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건전성 이슈가 거론되는 금융사는 주가에 즉각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사를 투자할 때 실적뿐 아니라 각 업권별 금융사의 건전성 요소를 따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내년 금융주 투자 테마로 재무 건전성을 꼽을 수 있다"라며 "투자심리나 주가에 재무건전성이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