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 금리 등 신주 매입 부담 있어
SK스퀘어는 쉴더스 투자 재원 필요
구주만 내놓자니 실익 없이 고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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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와 EQT파트너스의 SK쉴더스 투자유치 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투자 조건을 두고 양측의 속내가 복잡한 분위기다. EQT파트너스는 1대주주에 올라 경영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지가 높지만 자금 변수가 있고, 성장 자금이 필요한 SK 측은 구주 매각을 늘려서는 득이 될 것이 없다.
25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운용사 EQT파트너스는 SK쉴더스 투자를 두고 SK스퀘어와 맥쿼리PE 등 주주들과 투자 조건을 협상중이다. 현재 SK쉴더스 지분은 SK스퀘어가 1대주주로 63.13%, 맥쿼리PE 컨소시엄이 2대주주로 36.87%를 보유 중이다. 실사는 내년 초까지 진행될 전망이다.
자금조달 조건을 맞추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조단위 거래에선 본사 자금을 100% 넣는 것이 아닌 이상 국내에서도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높은 금리가 부담이다. EQT 서상준 한국법인 대표가 직접 시중은행 등 금융사를 찾아 인수금융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알려진다.
투자 후 지분율을 두고 양측의 셈법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구주와 신주 구성을 두고 양측의 협상 내용이 계속 달라지는 중이다.
이번 투자유치는 기존 SK쉴더스의 재무적투자자(FI)의 회수와 더불어 SK쉴더스 성장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다. EQT파트너스가 SK쉴더스의 신주 인수 등을 포함 1대주주 SK스퀘어 측과 협의를 진행해 경영권 인수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 바 있다. SK쉴더스는 ‘공동경영’ ‘투자유치’라고 설명했다.
EQT 입장에서 맥쿼리 측 지분과 SK스퀘어의 구주·신주를 매입해 1대주주에 올라 경영권을 가져간다고 하면, 경영권 변경(Change of control) 이유로 기존 론(loan) 조건을 연장하기 어렵다. 신규로 차입금을 조달해야 한다.
지난 2020년 SK스퀘어와 맥쿼리자산운용 측은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통해 3.2%의 금리로 2조원을 조달했었다. 최근 국내 주요 공제회들은 M&A 인수금융 금리로 원화 기준 9%, 달러 기준 11%는 수준을 제시하는 등 금리 부담이 크게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EQT 측이 SK쉴더스의 경영권을 가져오려는 의지가 있다고 전해진다. 이번 거래에 최종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자금 규모에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SK스퀘어 측은 투자 재원 마련 목적으로 신주를 발행하려 하지만 EQT 측에선 신주를 매입하는 것이 부담이 있다. 1대주주에 오르려는 투자자 입장에선 2대주주 구주 매입 가격을 맞추려면 가격차 부담이 있다.
사실 EQT도 언젠가 투자 회수를 해야하니 ‘무조건 50% 이상'의 메이저 지분을 가져갈 필요는 없다. EQT와 한 식구인 베어링PEA가 PI첨단소재를 인수하기 위해 맺은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하며 여러모로 시장에서 눈총을 받을 처지다. SK쉴더스에 신규 자금을 대규모 넣어 신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좋지만, 적당히 규모를 유지하고 배당만 챙기는 것도 나쁘진 않다.
SK스퀘어도 여러모로 고려할 조건이 많다. 올해 연이은 자회사 상장 불발로 파이낸셜 스토리가 차질을 빚은 상태다. 신규 자금이 예상대로 유입되지 않다보니 자금 여력이 많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어쨌든 신사업을 키우고 기업가치를 올리려면 투자금을 유치해야 하는데 EQT 측에 구주만 내준다면 크게 실익 없이 지분율만 낮아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나중에 지분을 되사오게 된다면 부담만 커진다.
그렇다고 SK측이 마냥 양보없이 원하는 바를 다 챙기긴 힘든 상황이다. SK쉴더스는 프리 IPO 열기가 부진하자 지난 5월 바로 상장하는 것으로 노선을 바꿨으나 불발됐다. 맥쿼리PE의 회수가 늦어지고 있고, 내년 증시 상황도 장담하기 어려운 가운데 성장 자금은 필요하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아직 거래 구조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SK그룹 이름값이 있고 금리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 같다“며 “다만 SK그룹과 EQT 측 모두 구주와 신주를 두고 실익 계산을 거듭하고 있다보니 딜 클로징은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