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살만의 PIF·GIC, 카카오엔터에 1조원대 투자 추진…연초 SPA 계약
입력 2023.01.02 07:00
    PIF·GIC, 카카오엔터 대규모 프리 IPO 투자 추진
    카카오엔터, 투자금 바탕으로 M&A 등 확장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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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가 1조원대 규모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투자 유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당초 2022년 하반기 IPO를 목표했으나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유치로 선회한 바 있다. 회사는 지난 2년간 다수의 M&A(인수합병) 등 외형확장을 하는 동안 현금 유동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한 후 높아진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추후 IPO 계획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30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PIF는 싱가포르투자청(GIC)와 함께 새해 초 카카오엔터에 1조원대 규모의 투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는 10조원 초반 수준으로 알려진다.

      대규모 투자금을 바탕으로 카카오엔터는 M&A 등 성장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당초 12월말까지 딜마무리가 예상됐지만 최근 시장 상황이 고려되면서 연초로 미뤄지고 있다.

      PIF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지분을 잇따라 매입하며 'K-콘텐츠'에 높은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GIC는 카카오엔터의 기존 주요 주주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 PE)의 주요 출자자(LP) 이기도 하다. 앵커 PE는 2016년 말 당시 포도트리(카카오페이지)의 기업가치를 5000억원대로 평가해 125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73.60%를 보유해 최대주주고, 앵커 PE가 2대 주주를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 웹소설 같은 IP 사업과 함께 영상 콘텐츠와 음악 사업 부문에서도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2021년 3월 1일 카카오엠을 흡수합병했고 사명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변경했다. 2021년 9월에는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을 운영하는 멜론 컴퍼니를 합병했다. 

      다수의 기획사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K팝 아이돌 IP도 카카오엔터의 새로운 글로벌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카카오엔터의 대표 가수로는 아이유·아이브·몬스타엑스·더보이즈 등이 있다. 2018년 카카오엔터의 자회사로 편입된 스타쉽엔터는 최근 카카오엔터의 핵심 자회사로 자리잡았다. 아이브(IVE)가 연이어 곡을 히트시키는 등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으며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는 관측이다. 

      이번 투자 유치로 기약없던 카카오엔터의 기업공개(IPO)가 가시화 될 것이란 기대가 모이고 있다. 당초 카카오는 그룹 내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상장을 ‘앞 순서’로 배정했는데, 올해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이 불발되면서 상장 준비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진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장에 나선 뒤에 카카오엔터가 ‘다음 타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엔터는 2021년터 상장 전 ‘몸집 불리기’에 집중해왔다. 그해 북미 기반의 웹툰 및 웹소설 플랫폼인 타파스와 래디쉬를 인수했고, 이후 가수 유희열이 세운 연예기획사 안테나를 인수했다. 작년 5월에는 타파스와 래디쉬를 합병하면서 글로벌 IP(지적재산권) 밸류체인 정비도 나섰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도 시도했지만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측과 조건 협상에서 의견 차가 커 거래가 무산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계열사 중에서 카카오엔터가 성장성이 큰 계열사중 하나기 때문에 그룹에서도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외형은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 수익성 측면에서는 적자가 나고 있어 투자금을 바탕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기업가치를 올려서 상장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