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 매각 무산 여파에 금융사 시선도 미지근
MBK 네파, 앵커PE 카카오엔터도 만기 속속 도
만기 연장 우선…시장 반영해 대출금리 높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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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올해 포트폴리오 인수금융 만기가 돌아오는 사모펀드(PEF)들의 고민이 이어질 전망이다. 유동성 호황기에 낮은 금리로 많은 돈을 빌려놨지만 올해는 자금 시장이 경색되며 돈을 새로 빌리거나 리파이낸싱(차환)하기 쉽지 않다.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하기라도 하면 시장에 파장이 큰 만큼 만기를 늘리는 것이 현실적인데 PEF 입장에선 기존보다 훨씬 높아진 대출 금리를 감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2016년 버거킹을 2100억원에 인수하며 800억원(한도대출 제외)을 빌렸고, 이후 1700억원 규모 리캡을 실행했는데 내달 이 대출 만기가 돌아온다. 지난해 버거킹 매각이 본격화했으나 시장의 호응이 크지 않았고 결국 무산됐다. 이에 어피너티는 신규 대출을 일으켜 차입금 만기에 대응하려 했으나, 유동성 기근에 시달리던 금융사들은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는 기존 차입금을 차환하거나 만기를 연장하는 방안이 필요한데, 금융사들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차입금을 갚으려면 결국 M&A가 돼야 하는데, 투자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선 상환 가능성을 100% 자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대주단 중 일부가 나가고 새 투자자가 들어오는 방식의 리파이낸싱은 추진하기어렵다.
기존 대주단이 남아 만기를 늘리는 편이 상대적으로 수월한데, 이 경우 대출 금리는 시장 상황을 반영해 올라갈 수밖에 없다. 현재 금리는 3% 후반대인데 대주단에선 금리가 적어도 8% 가까이는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를 늘리려면 대주단 전체 동의가 필요한데, 대주단이 추가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어피너티는 지난달 락앤락 인수금융 만기를 연장하며 금리 인상, 대출 규모 축소, 일부 조기 상환 등 조건을 수용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버거킹 매각이 무산된 데다 요즘 시장 상황이 좋지 않고 돈도 부족해 인수금융 문제를 풀기 쉽지 않다”며 “리파이낸싱은 금융사들의 반응이 좋지 않아 어렵겠지만 만기 연장은 금리를 크게 높이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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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네파,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PEF 포트폴리오의 인수금융 만기도 속속 돌아온다. 앞으로 금융사와 PEF간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금융사들이 아직도 위축돼 있어 결론을 도출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2호, 3호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해 네파를 약 1조원에 인수했다. 인수 대금 절반가량을 금융권에서 빌렸다. MBK파트너스는 대주단과 재무약정을 맺었는데 기준을 지키기 못해 여러 차례 전액을 상환할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그 때마다 협상을 통해 차입금 중 일부를 상환하고 만기를 늘려 왔다.
네파 인수금융은 KB국민은행이 계속 주선하며 규모를 줄여 왔는데, 2020년엔 우리은행과 미래에셋증권이 리파이낸싱 주선을 따냈다. 2분기 중 만기가 돌아온다. 이번에도 당장 전액 상환이 쉽지 않은 만큼 규모를 소폭 줄이며 만기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 기존 선순위 대출 금리는 6% 중반이었는데, 최근 시장을 감안하면 만기 연장 시 그보다 훌쩍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2016년 카카오페이지에 1250억원, 2020년 카카오엠에 2098억원을 투자했다. 2021년 초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엠이 합병하며 앵커PE는 합병회사(카카오엔터테인먼트) 2대 주주에 오르게 됐다. 앵커PE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합병 출범한 후 그 지분을 담보로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했고 투자금 이상의 차입금을 일으켰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부터 1조원대 투자유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의 가치는 10조원 이상으로 거론된다. 이를 감안하면 주식의 담보가치는 넉넉하지만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대출금리 상승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앵커PE는 작년 카카오뱅크 주가 및 담보가치 하락에 대응하느라 애를 먹었다.
이 외에도 JC파트너스의 MG손해보험, 케이스톤파트너스의 역전할머니맥주 인수금융이 올해 만기다. MG손해보험의 경우 만기 전 EOD 사유가 발생해 작년부터 대주단 주도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케이스톤파트너스는 작년 역전할머니맥주를 인수하며 1년 만기로 600억원가량을 빌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