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활용 등 사외이사 견제 역할에 한계 느낀 듯
진옥동 체제 출범 앞두고 타 사외이사 연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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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이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잔여 임기를 2개월 남겨둔 상황에서 사퇴를 선택한 배경으로는 사외이사의 경영진 감시 및 견제 역할에 대한 한계 등이 거론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변양호 고문은 전날인 12일 신한지주 경영진 및 이사회에 이 같은 의사를 밝혔고, 현재 사임 과정을 밟고 있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 관계자는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변 고문은 지난 2019년부터 4년간 신한지주 사외이사를 맡아왔다. 현재 신한지주 이사회는 이윤재 전 대통령 재정경제비서관,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용학 홍콩 퍼스트브리지 스트래터지(First Bridge Strategy Ltd) 대표 등으로 구성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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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가 남은 상황에서 갑작스레 사임 의사를 밝힌 배경으로는 사외이사 역할의 한계에 대한 막막함 등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 이사회 내 사외이사진의 내부견제 기능이 크게 부진했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2020년 신한지주 대규모 유상증자 이후 증자 대금이 제대로 그룹의 성장에 쓰이지 않은 점, 그리고 이후 지난해 증자 당시보다 더 높은 가격에 자사주를 취득해 소각하는 과정에서 이사회가 거수기 역할에 그친 점 등이 언급된다.
실제로 변 이사는 지난해 3월 신한지주 자사주 취득ㆍ소각 의결건에 대해 "자사주 취득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나, 자사주 취득 정책에 대한 접근방법 및 소통방식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이사회의 논의가 필요하다"며 유일하게 반대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총 8번에 걸친 신한지주의 임시ㆍ정기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 가운데 나온 유일한 '반대' 의견이기도 했다.
오는 3월엔 변양호 이사 외에도 이윤재, 박안순, 성재호, 윤재원, 진현덕, 허용학, 곽수근, 배훈, 이용국, 최재봉 사외이사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 중 박안순 사외이사는 6년의 사외이사 임기를 채우게 돼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총회 후 공식 출범할 진옥동 신임 회장 체제에서 나머지 사외이사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