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 포화로 경쟁사 계약 흡수 목적
위버스도 유료 메신저 서비스 준비 나서
"해외 아티스트 확장이 올해 최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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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팬쉽 플랫폼 시장이 ‘버블·위버스’ 양강 구조로 재편됐다. 하이브의 위버스도 1분기 내 유료 구독 소통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버블과의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내 팬쉽 커뮤니티 시장이 포화라는 평이 나오는 가운데 꾸준한 성장을 위해 올해 내에 해외 아티스트 확장을 보여줘야 한다는 관측이다.
19일 아티스트 메시지 플랫폼 ‘버블’을 운영하는 디어유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 3년간 메시지 플랫폼 입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2월부터 몬스타엑스, 아이브, 우주소녀, 크래비티 등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이 버블 서비스를 시작한다.
앞서 디어유는 이달 엔씨소프트의 K팝 팬플랫폼 ‘유니버스’ 사업의 IP 계약권 일체를 인수했다. 플랫폼 자체보다는 ‘아티스트’와의 계약이 가장 핵심 사업 역량이기 때문에 IP 계약권 인수는 곧 사업 인수인 셈이다. 유니버스는 2월 17일부로 서비스 운영을 중지한다. 계약을 현재 기준으로 양도받은 것이기 때문에, 디어유 측은 스타쉽 엔터 외에도 (여자)아이들, 강다니엘 등 기존 유니버스 입점 아티스트들의 회사들과 버블의 수익 정산 방식 등을 반영해 계약 연장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매각으로 엔씨소프트는 유니버스로 야심차게 뛰어든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사업에서 2년여 만에 철수한다. 통상 매각 시 향후 일정 기간동안 동종 산업에 뛰어들 수 없다는 계약을 걸기 때문에 엔씨소프트가 다시 엔터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은 낮다. 엔씨소프트는 2020년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클렙을 설립, 유니버스를 출범했다. 유니버스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친동생인 김택헌 엔씨소프트 수석부사장(CPO)이 총괄해왔다.
디어유가 SM엔터 아티스트들과 JYP 아티스트들을, 하이브의 위버스가 하이브와 YG엔터 아티스트들을 독점하며 유니버스는 경쟁력을 잃어 왔다. 게임 회사 특성상 K팝 팬덤 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는 평도 나왔다. 이용자가 앱에서 특정 미션을 수행하면 사이버머니 '클렙'을 받아 굿즈(기획상품) 구매나 팬미팅 응모 등을 할 수 있게 하는 게임 방식을 내세웠지만 오히려 팬들 사이에서는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유니버스는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각을 추진해왔다. 엔터 사업을 정리하려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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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디어유의 유니버스 인수로 국내 팬쉽 커뮤니티 ‘버블·위버스’ 양강 구조로 정리됐다. 버블은 유니버스를 품으며 IP 수 점유율이 51%로 올라 위버스(26%) 대비 우위를 차지하게 됐다.
엄밀히 따지면 지금까지 디어유의 ‘버블’과 하이브의 ‘위버스’는 서비스 성격이 다소 달랐다. 버블은 아티스트와의 메시지 서비스를 달마다 유료로 정기 구독하는 서비스가 핵심이고, 위버스는 멤버십이 있긴 하지만 소통보단 독점 콘텐츠 등을 소비할 수 있는 차원이다. 또한 위버스는 온/오프라인 굿즈 커머스샵인 ‘위버스샵’이 핵심이다.
그러나 아티스트 파워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점, ‘팬덤’이 주 소비층이라는 점에서 두 서비스의 경쟁구도는 불가피하다. 하이브도 최근 ‘포닝’을 시작으로 유료 구독 소통 서비스 모델을 개시했다. 포닝은 위버스컴퍼니가 내놓은 단독 앱으로, 하이브의 걸그룹 ‘뉴진스’ 전용 소통 앱이다. 위버스가 새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한 테스트베드로 출시했다는 해석이 많다. 하이브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3년 1분기 중 유료 구독 소통 서비스 모델을 위버스에 입점해 있는 여러 아티스트에게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이브가 위버스 초기에는 버블과 같은 유료 메신저형 소통 서비스를 따라하는 그림을 원하지 않았는데, 위버스 성장률이 둔화하고 팬들의 소통 니즈도 강하다보니 신규 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팬쉽 커뮤니티의 본질이 아티스트와 팬들의 소통인 만큼 버블이나 위버스의 서비스가 비슷한 양상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팬쉽 플랫폼은 국내서 사업성 자체는 입증됐다는 평이지만, 확장성 측면에서는 과제가 남아 있다. 국내 기준 구독 파워가 있는 아티스트들은 모두 입점해 ‘들어올 사람들은 다 들어왔다’는 것이다.
결국 국내 시장 포화로 ‘해외 아티스트 확장’이 당면 과제로 꼽힌다. 지금도 위버스에 일부 해외 아티스트들이 입점해 있긴 하지만 크게 영향력은 없다. 본격 해외 시장 물꼬를 터줄 수 있는 영향력 있는 해외 아티스트를 어떻게 영입해 올 지가 플랫폼 성장성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최근 K팝 등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팬쉽 커뮤니티 플랫폼은 국내 서비스가 유일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해외 영입 추진이 쉽지 않은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는 애초에 ‘팬덤 플랫폼’ 모델이 없기 때문에 사업 모델을 이해시키는 것부터가 어려움이 있다”며 “수익 구조는 단순하기 때문에 실제 굵직한 아티스트 영입이 시작되면 해외 확장도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