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에이션 낮아 '저렴'한데 배당정책은 대등하단 평
신한금융 주가 희석 예상됨에 따라 반사이익 봤단 시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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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은행주가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하나금융의 약진이 눈에 띈다. 배당락일 이후 가장 높은 주가 상승세를 기록하면서다. KB금융, 신한금융 등 국내 대표 은행주 못지않은 배당정책을 펴고 있고, 기업가치는 다소 저평가됐다는 설명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연말 시가총액 순위 25위였던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19위에 진입했다. 2021년만 하더라도 33위였으나 작년 말 25위로 올랐고 올해 들어 상위 20위권에 진입한 것이다. 지난해 시가총액 순위 17위를 기록한 신한지주는 15위로 상승했고 KB금융도 2계단 뛴 13위에 안착했다. 배당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최근 은행주가 연일 52주 신고가를 찍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의 주가 상승세는 국내 대표 은행주인 KB금융, 신한금융을 웃돈다. 하나금융은 배당락일인 지난달 28일 이후 주가가 24.3% 상승하면서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인다. 같은 기간(12월 28일~1월25일) KB금융은 18.3%, 신한금융은 22.7% 뛰었다.
증권가에선 하나금융이 세 은행계 금융지주 중 제일 '저렴하다'고 분석한다. 배당성향 및 주당 배당금은 리딩 뱅크에 뒤지지 않지만, 기업평가는 다소 낮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3배로 KB금융(0.48), 신한금융(0.49) 보다 저평가돼 있다. 해외 금융사들의 PBR은 평균 1.3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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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정책은 KB금융, 신한금융과 동일한 수준이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모두 26%로 같았다. 주당 배당금은 하나금융이 3100원으로 가장 높았다. KB금융은 2940원, 신한금융은 1960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한 증권사 금융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배당 정책은 KB금융, 신한금융 못지않은 수준이다. 다만 은행주 시가총액 기준 3위로 경쟁 금융지주보다 저평가돼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저렴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아울러 KB금융 같은 경우 국내 대표 은행주로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하나금융의 매수세가 더욱 커 보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신한금융이 지난 2019년 IMM PE에 발행했던 전환우선주(CPS)가 올해 2분기 보통주로 전환됨에 따라 하나금융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단 시선도 제기된다.
IMM PE가 보유하고 있는 7500억원 상당의 CPS는 2019년부터 4년 동안 전환권을 미행사해 보통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지분이 시장에 풀릴 경우 유통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신한금융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이에 종목 선호도가 신한금융에서 하나금융으로 이동하고 있단 설명이다.
다만 신한금융은 주가 희석 등 시장의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작년 4월엔 15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지난 10월 이사회에선 추가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