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고액사고 증가 영향으로 일반보험 손해율↑
-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나란히 순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양사 모두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생명은 비경상적 이익 영향으로 이익 감소가 상쇄된 영향이 크고 삼성화재는 사업비·손해율 지표가 악화하면서다.
21일 삼성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5833억원으로 전년 대비 7.8% 개선됐다고 밝혔다. 법인세 개정에 따른 이연법인세 부채 감소 효과로 순이익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날 삼성화재는 당기순이익이 1조1414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장기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점이 주요했다는 설명이다.
삼성보험사 모두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뒀지만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IR)에선 실적이 '썩 좋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오전 10시에 진행된 삼성화재 컨퍼런스 콜에서 한 금융연구원은 "2022년의 성과가 크게 좋은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사업비, (일반보험) 손해율 등이 올랐고 국내 수익은 악화했다"라고 평가했다. 삼성화재의 작년 사업비는 2조7190억원으로 사업비율은 0.3p% 증가했다. 일반보험의 손해율은 81.2%로 전년 대비 6.2p% 늘었다.
그는 이어 "일반 보험과 관련해서는 출재전략 등을 계속 바꿔오고 있지만 성과가 두드러지진 않는다. 2023년 전략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권종우 삼성화재 일반보험 전략팀장은 "말씀하신 대로 2022년 성과는 그다지 좋다고 볼 수 없다. 주요 이유는 국내 시장에서 고액사고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해 삼성화재는 출재전략을 보수적으로 바꾸고 있다. 사고의 빈도는 전년 대비 25% 증가했지만, 개별 건당 사고 금액 심도는 15% 감소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고액사고 영향이 조금 줄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험료 인상 압박이 심해지는 여건에서 얼마나 적정한 가격을 책정하여 경쟁적으로 보험을 인수할 있을지는 매월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또한 손해율이 안정적인 해상보험쪽으로 확대를 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을 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오후에 진행된 삼성생명 컨퍼런스 콜에선 '사실상' 실적이 하락하면서 배당이 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법인세 부채 감소 등 일회성 효과로 이익 감소를 막았을 뿐 영업 호조로 인한 이익 증가가 아니기 때문에 배당이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참석한 한 금융연구원은 "별도 기준 올해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배당이 별로 늘지 않았고, 손보업계의 제일 큰 회사와 비교했을 때 배당 절대 금액도 뒤집힌 상황이다"라며 "앞서 삼성생명이 밝힌 중장기적 배당성향(35%~45%)을 고려하면 DPS(주당 배당금)가 대폭 늘어야 하는데, 금융당국 입장에서 이를 허용해줄지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고령화가 되면서 판매채널의 노후화 현상도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다. GA(보험대리점) 강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인오가닉 하게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느냐"고 물었다. 영업환경 변화로 호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김종민 삼성생명 CPC 기획팀장은 "판매채널이 급격하게 비전속화하고 있는 현상은 우리도 고민하고 있는 것 중 하나. 몇 년 전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논의를 하고 있고 최근에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다"라며 "전속 채널의 경쟁력을 확고하게 다지고 그다음에 비전속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