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는 장외거래로 22% 양도소득세 부담 생겨
인수가 높을수록 실익 없어…주가는 이미 매수가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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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주가가 12만원을 넘기면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도 안갯속이다. 장외에서 진행되는 공개매수에서는 20% 이상의 세금 부담이 생기는데, 이를 감안하면 공개매수 계획 발표 후 주가 폭등 구간에 지분을 인수한 소액주주들은 하이브의 제안에 응하기 어렵다. 하이브는 가격 인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공개매수 성사를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1일 SM엔터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대비 2300원 오른 12만4100원에서 시작해 12만350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15일 처음으로 공개매수가를 넘어섰고 16일엔 13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이브가 공개매수가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과, 대기업의 인수전 참여설, 카카오의 반격 가능성 등이 주가 상승 소재가 됐다.
20일엔 주가가 장중 한때 6%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는데, 하이브가 공개매수 종료까지 현재 제안한 가격(12만원)을 변경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약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하이브로서는 구태여 공개매수가를 높여서 주가 상승세에 불을 지필 이유가 없다.
통상 공개매수는 종료 시점이 임박해 성패가 갈리기 때문에 기한까지 주가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 다만 현 시점에서 하이브의 SM엔터 공개매수 성사 가능성을 낙관하긴 어렵다. 이미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넘은 터라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할 실익이 크지 않다. 특히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 한 후 SM엔터에 들어온 주주들은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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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매수는 장외에서 진행되는데, 이 경우 22%(국세 20%, 지방세 2%)의 양도소득세가 붙는다. 주식 양도소득세는 일정 지분율(코스피 1%, 코스닥 2%)이나 금액(10억원) 이상 주식을 가진 대주주에 부과되지만, 공개매수 때는 소액주주에게도 부과된다. 공개매수 증권거래세(매매가액의 0.35%)도 고려해야 한다.
양도소득세는 1년 250만원까지 공제되지만, 이를 초과한 이익에 대해서는 세금이 붙는다. 즉 아주 소액을 단타로 투자하는 주주나 주식 양도소득세 부담이 없는 기관투자가, 대주주 입장에선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투자하는 '중량급' 개미들은 영향이 크다.
지난 9일 SM엔터의 주가는 10만원을 밑돌았지만 다음날 하이브가 공개매수 계획을 공고하면서 급등했고, 거래량도 폭발했다. 그 이후에 SM엔터 주식을 산 투자자는 공개매수로 얻을 이득이 크지 않다.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매집세에 힘을 보탤 수는 있어도 하이브에는 팔기 어려운 셈이다. 지금처럼 주가가 좋을 때는 장내에서 파는 편이 더 유리하다.
소액주주들이 장내에 내놓은 SM엔터 주식은 하이브로 갈 수 없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공개매수자는 공고일부터 매수 종료일까지는 그 주식 등을 공개매수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사지 못한다. 다만 이수만 전 총괄의 지분처럼 공고 전에 매수 계약을 체결한 주식은 공개매수 절차와 별개로 인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