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산가액 집계 잘못돼"…물량 줄어든 기관은 찜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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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이 주관하는 IPO(기업공개)에서 기관투자자 대상 공모주 배정이 잘못 배분되는 일이 발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뒤늦게 재안내에 나섰지만, 기관투자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나노팀은 올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공모주 중 가장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1723대 1, 의무보유확약 25.6%)를 기록한 기업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7일 예비 상장 기업인 나노팀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배정 물량 관련 재안내에 나섰다. 지난 14~15일 양일간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 17일 오후 2시50분경 기관투자자 대상 최초 배정을 진행했으나 분배물량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오후4시10분경에 재배정 안내를 했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금번 나노팀 배정과 관련하여 배정안이 잘못 안내된 바 있어 배정 내역을 재확인해 주시기 바란다. 하이일드펀드(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과 코스닥벤처펀드(벤처기업투자신탁)로 참여해주신 기관투자자의 배정내역에서 변동이 발생했다"라며 "업무에 혼선을 끼쳐드린 점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이에 대해 "지난 14~15일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기관투자자 수요 데이터를 집계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 당사는 순자산의 크기에 비례하여 공모주 물량을 배분하고 있는데, 순자산가액 집계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안내 후 수 시간 내 빠르게 오류를 수정해 재안내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2차전지용 배터리 부품 제조사인 나노팀은 올해 공모주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었던데다, 최초 배정 시 기관별 배정물량 차이가 컸던 탓에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컸다는 지적이다. 1000억원 규모 펀드를 운용하는 기관에서 100억원어치 물량을 배정받으면 100bp, 500억원어치의 물량을 받으면 50bp로 환산해 배정물량을 비교하는데, 기관 간 20배까지 차이가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배정물량을 재안내한 후에도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선 불편한 낌새가 관찰된다.
기관투자자에게 공모주를 배정할 때 정성평가도 함께 이뤄지다 보니 물밑에선 특정 운용사에게 특혜를 주려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늘상 존재한다. 아울러 공모주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기관투자자 입장에선 배정물량에 따라 수익 규모가 달라질 수 있어 예민할 수밖에 없다. 이번 배정 오류로 인한 기관측 항의도 적지 않았다고 알려진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특정 운용사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선 "단순 오류일 뿐 몰아주기 의혹은 사실이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나노팀의 수요예측에서 올해 기관투자자 참여자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모주 물량 재안내를 두고선 여진이 계속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배정물량이 대폭 줄어든 곳에선 볼멘 목소리를 아직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