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들의 인적분할 강행, 해외 투자자 부정적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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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가 OCI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국내 기업들의 인적분할 강행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ISS의 의견이 해외 투자자들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IB)에 따르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는 지난 7일 리포트를 통해 OCI가 추진하고 있는 존속법인인 지주사 OCI홀딩스와 신설법인인 화학회사 OCI로 분리하는 인적분할안에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OCI는 지주사 전환을 이달 2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확정할 계획이다.
ISS는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의결권 자문 전문기관으로, 세계 투자자의 약 70% 이상이 ISS 의견을 유료 보고서를 통해 참고한다. 특히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우 개별 한국 기업의 자세한 사정을 파악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 보니 주총에 앞서 이러한 외부 자문사의 의견을 참고하는 경향이 크다.
이번 ISS 의견이 OCI의 주총 표 대결에서 외국인 주주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ISS를 비롯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국내 기업들이 내놓는 인적분할 계획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OCI의 외국인 주주들은 10% 정도지만, 현대백화점도 1.7%포인트 차이로 안건이 부결된 만큼 한표 한표가 중요한 상황이다.
앞서 현대백화점이 투자부문 및 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지배구조개편 계획이 임시 주총에서 부결됨에 따라 무산됐다. 주총에 앞서 ISS가 반대 의견을 냈고 현대백화점이 주주환원책으로 대응에 나섰지만 일부 주요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대표를 던지는 등 주주들의 표심을 잡지 못했다. OCI도 배당확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했지만 시장에 충분한 설득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OCI는 최근 해외 자문사를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무 대리인으로 선임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 표심 잡기에 나섰다. 현재 OCI 주주 가운데 인적분할안에 반감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분위긴데, 이런 상황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표가 가결과 부결을 가르는 캐스팅보터가 될 수 있다. OCI의 오너가 등 최대주주 측 지분은 약 23% 정도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주 등 시장의 계속되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설득과 소통 부족으로 인적 분할을 강행하는 국내 기업들이 많다보니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OCI는 ISS의 결정에 착오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존속법인 OCI홀딩스와 신설법인 OCI의 구조를 뒤바꿔 판단했다는 것이다.
OCI 측은 "ISS가 OCI의 인적분할 및 지주회사 전환 이후 사업 구조도에 대해 중대한 착오를 바탕으로 반대 의견을 내렸다"며 "ISS에 대해 소명을 진행했고,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이에 대해 설명을 완료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