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보수한도 내 지급만 가능...최대 12억 추가 가능하지만
별도 퇴직금 규정 없고 퇴직위로금 적용 여부 등 미확정
이르면 다음주 확정...퇴임 후 2년 상임고문 할지도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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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이사회가 이달 중 퇴임하는 조용병 회장의 퇴직금 산정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김정태 회장의 퇴임 특별공로금 50억원 수령 이후, 퇴임 임원 보상에 대한 금융당국의 눈초리가 매서워진 까닭이다.
조 회장은 미지급된 이연성과급을 포함, 연간성과급으로만 10억원 안팎을 수령할 전망이다. 여기에 퇴직위로금과 장기성과급을 어떻게 산정할지가 변수다. 이사보수한도 내 최대 22억원까지도 가능한 상황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는 이르면 다음주 중 회의를 열고 2022년 경영성과에 대한 임원 보상을 확정할 전망이다. 이번 보상 대상에는 이달 말 6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조용병 회장에 대한 보상 여부 및 규모도 포함된다.
신한금융은 퇴임 임원에 대한 별도의 퇴직금 규정이 없어 일단 주주총회에서 승인된 이사 보수 한도 내에서만 지급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도 퇴직금과 관련된 별도의 안건이 올라오진 않았다.
일단 조 회장은 지난 2021년 경영성과에 포함되지만, 지급이 유보된 성과급 약 4억9000만원을 수령할 전망이다.
당시 라임사태에 대해 금융당국이 조사에 착수하며 이사회에서 해당 성과급에 대한 지급을 보류했다. 라임사태 관련 조 회장의 징계는 지난해 4월 '주의'로 확정됐다. 다섯 단계의 징계 중 가장 수위가 낮은데다, 문제 발생 직후 대응 속도 등 금융당국에서 사태 수습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지급에 걸림돌은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2022년 경영성과에 대한 보상이 추가될 예정이다. 신한금융의 대표이사(회장) 연간성과급 지급은 기본급의 최대 100%까지 지급할 수 있다. 현재 약 8억4000만원인 회장 연봉 중 기본급은 4억9000만원, 활동수당은 3억5000만원으로 추정된다. 지급 가능한 최대 성과급은 4억9000만원인 셈이다.
여기에 퇴직하는 '경영진'에 지급하는 퇴직위로금을 이사회 결의를 통해 조 회장에게 적용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아직 적용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신한금융은 2022년 이사보수한도로 주주총회에서 총 35억원을 승인받았다. 이 중 실제로 2022년 중 이사들(사외이사 포함)에게 지급된 보수는 약 18억원이다. 한도 여유분은 약 17억원 안팎으로 계산된다.
이 중 조 회장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성과급을 제외하면 추가 지급 가능 금액은 12억원 안팎이다. 다만 이 한도를 모두 조 회장에 줄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조 회장에게 주어진 장기성과연동형 주식보수(PS)도 이사보수한도에서 차감된다.
기존 PS의 실지급 여부도 변수다. 조 회장도 취임 첫 해인 2017년부터 PS를 부여받았다. 지금까지 실제 지급된 적은 없다. PS는 4년마다 주가수익률 및 경쟁사 대비 실적을 평가해 지급한다. 현재 조 회장은 2022년 만기 도래분 PS를 2만2000여주 보유하고 있다. 현 주가 기준 약 8억원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이는 PS를 부여한 2019년의 이사보수한도가 적용된다.
현재 신한금융지주 주가는 3만7000원대로, 2019년 연초(3만9000원) 대비 오히려 낮은 상황이다. 그 사이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은 1조원가량 늘었으나, 이런 성과를 PS 지급에 얼마나 반영할지는 이사회에서 판단할 문제라는 평가다.
PS와 이연성과급 지급 가능성 때문에 신한금융은 이번 정기 주주총회 설명자료에 "2023년 중 과거 주주총회에서 승인된 보수한도 범위 내에서 장기성과연동형 주식보수 및 연간성과급(유보분)이 지급될 수 있음"이라는 별도의 주석을 달기도 했다.
조 회장이 퇴임 이후 상임고문 자리에 오를지도 금융권 안팎의 관심사 중 하나다. 앞서 신한금융은 2017년 상임고문제를 명문화했고, 한동우 전 회장이 고문직에 오른 바 있다. 당시 금융당국에서 은행장 전결로 처리하는 고문료 지급 구조 등 해당 제도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으나, 상임고문제 제도 자체는 지금도 유효하다.
한동우 전 회장도 퇴임 후 2년간 고문으로 재직했다. 당초 이사회에서는 고문 재임기간 3년에 고문료 월 3000만원을 책정했지만,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를 거쳐 2년ㆍ월2000만원으로 기간과 고문료를 축소했다. 지난해 퇴임한 김정태 하나금융 전 회장 역시 그룹에 남아 2년간 고문을 맡기로 했다. 김 전 회장의 고문료는 월 3000만원 안팎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