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은 한화에어로로 쏠려…"중심축 옮겨가"
태양광 수익성엔 여전히 의문…"IRA로 경쟁심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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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미래산업의 두 축인 태양광사업(한화솔루션), 방산사업(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실적이 같은 날 발표됐지만 방산부문에 유독 질문이 집중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하 한화에어로)의 실적 상승폭이 유독 컸기 때문으로 풀이되지만, 태양광 부문의 실적 유지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된다.
27일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가 나란히 호실적을 공개했다. 먼저 한화솔루션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3조1002억원, 영업이익 271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8.9%, 85.1% 증가한 값이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영업이익이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면했다.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컨퍼런스콜을 통해 꾸준히 신재생에너지부문의 수익성 유지 가능성을 확인해왔다.
한화솔루션 측은 미국에서의 모듈 판매 실적에 더불어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 매각이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시행된 미국 인플레이션방지법(IRA)에 따라 받게 될 세액공제 금액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한화에어로도 실적 성장세를 보여줬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9270억원, 2285억원을 기록했는데, 특히 방산 사업의 영업이익이 1770억원으로 기여도가 크게 늘었다. 지난 4분기에 이어 K9 자주포와 고성능유도미사일 체계인 천무의 폴란드 수출이 이어진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이달 초 한화에어로로 합병된 ㈜한화 방산의 실적이 포함된 것도 큰 몫을 했다.
두 계열사의 실적 성장에 주목받는 것은 김동관 부회장의 존재다. 김동관 부회장은 태양광에 이어 방산부문을 진두지휘해 오고 있다.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겸직 중이다. 기업금융(IB)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내부적으로 김동관 부회장의 입지가 상당해지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 고위급 임원을 만나면 김동관 부회장에 대한 호평이 오간다"라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중진들이 과거 김동관 부회장이 태양광 사업 추진을 제안했을 때 의구심을 품었던 까닭에, 태양광 부문 실적이 개선될수록 신뢰가 쌓이는 구조"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의 관심은 방산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한화에어로 컨퍼런스콜에서도 질문 세례가 쏟아졌다.
방산 부문에 대한 질의는 대체로 일회성 요인의 존재 여부, 폴란드 수출 건의 환헤지 여부, 향후 매출로 인식될 프로젝트 등 호실적 유지 가능성으로 모아졌다. 한화에어로 측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관련 파생상품 평가이익 반영 외 1분기 일회성 요인은 없었다"라며 "폴란드 건 외 프로젝트별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폴란드 수출 건에 대해선, 환헤지가 돼있는 부분이 없어 원화 강세시 마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화솔루션 컨퍼런스콜에서는 질의가 많지 않았다. 꽤 오랜 정적이 흐르기도 했다. 최근 시장의 관심이 뜨거운 이차전지 기업과 컨퍼런스콜 일정이 겹친 탓으로 파악된다.
태양광 부문에 대해선 발전사업·모듈판매 마진 유지 가능성, 전력요금상계거래(NEM) 3.0 시행 여파 등에 대한 질문이 이뤄졌다. NEM 3.0은 올해 4월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주택용 태양광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제도로, 기존 킬로와트시(kWh)당 30센트였던 전력 판매 가격을 8센트로 낮추는 것이 골자다.
한화솔루션 측은 "발전사업은 하나의 사업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라며 "NEM 2.0 관련해선, 관련 해외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관심도가 높은 걸로 파악하지만 연간단위로 봤을 땐 크게 우려할 부분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태양광 부문 수익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한 분위기가 포착된다. 일단 IRA 세액공제액을 반영한 것을 두고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는 IRA 보조금으로 한화큐셀은 10년간 약 5.4조원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하면서도 "미국 내 태양전지 과잉설비 문제가 우려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은 모듈 판매 관련 가이던스를 일부 내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한화솔루션 측은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NEM 3.0 시행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해명했지만, 미국 태양에너지산업협회(SEIA)에서도 2024년 캘리포니아 쪽에서의 태양광 설치 수요가 40% 감소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