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이익에 본격 반영되며 실적 급감… KB·우리·하나카드 '울상'
연체율 튀고 대손충당금 전입액 증가 …올해 대손비용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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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신용카드사들의 실적이 급감했다. 작년 하반기 금리인상으로 조달비용 부담이 대폭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여파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던 최근 몇년과 달리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가장 크게 떨어진 건 하나카드다. 올해 3월 기준 202억원을 기록했는데 작년 같은 기간(546억원)보다 63% 감소한 수치다. 카드채 조달로 이자비용이 늘었고 연체율이 증가하며 대손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카드는 전년동기대비 46% 하락한 45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같은기간 KB국민카드 당기순이익은 1189억원에서 820억원으로 31% 줄었다. 카드이용금액은 늘었지만 역시 높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하며 비용 부담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작년 하반기에 가파르게 상승했던 금리가 카드사 실적에 직격타였다는 분석이다. 카드사는 은행과 같은 수신기능이 없어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보통 카드채 금리가 장부에 반영될때까지는 3개월간의 시차가 존재한다. 지난해 4분기 미국 기준금리는 125bp(bp=0.01%)나 올랐는데 이로 인한 비용 청구서가 1분기에 날아든 셈이다.
이에 작년 하반기 여전채 금리는 연초에 비해 두 배가량 올랐다. 지난해 10~12월까지 신용등급 AA+ 여전채 금리는 6% 수준으로 연초 기록한 3% 에 비해 두 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나마 신용등급이 높아 상대적으로 자금을 저렴하게 조달한 신한카드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66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 감소하는데 그쳤다. 삼성카드는 하락 폭이 더 컸는데 같은 기간 10% 떨어진 1455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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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고금리 부담으로 연체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체율이 튀면 대손비용이 증가해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치지만 자산건전성이 악화된다.
실적이 공개되지 않은 롯데카드와 현대카드를 제외한 카드사 30일 이상 연체율은 신한이 가장 높았다.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1.37%로 전년동기대비 49bp나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우리카드가 1.35%, KB국민카드 1.19%, 하나카드가 1.14%, 삼성카드가 1.1% 순이다.
1분기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각 카드사가 쌓는 대손충당금 전입액도 크게 늘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손실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미리 금액을 쌓아두는 것으로 실제로 손실이 발생하면 대손비용으로 집계된다.
하나카드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작년 1분기보다 600억원 가량 늘어난 104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 충당금 적립액은 610억원에서 103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이에 증권업계에선 향후 카드사의 대손비용 증가세를 주목해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9월에 끝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체율이 급격히 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증권사 금융 연구원은 "올해 연체율이 얼마나 나빠질지가 주된 관심사다"라며 "개인 신용 대출이 빠르게 부실화되는 추세에서 카드사의 건전성 추이를 주시해야 한다. 올해 대손비용이 얼마나 쌓느냐가 카드사 실적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