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에 디스플레이 업황 우려
미중 갈등, EV 기업에 기회로 작용
기업별 투자부담 관건…SK그룹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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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의 업황에 부정적 견해를 제시했다. 배터리(EV) 산업 관련 국내 기업들은 격화하고 있는 미중 무역갈등의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각 기업별 투자부담 관리 수준을 살필 예정이라고 밝혔다.
3일 S&P는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건수가 줄긴 했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을 영위하는 국내 기업들은 악화된 업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하락폭이 큰 점이 언급됐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부문에서의 수익성이 저조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 4분기부터 적자를 지속 중이다. 높은 재고 수준이 유지되거나 되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까닭에 재고 축소까지는 요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반도체 업황 회복 시기를 올해 하반기를 꼽았다. 그 배경으로는 ▲ 인공지능(AI)향 수요 증가 ▲ 삼성전자 등이 진행중인 감산 등이 거론됐다.
다만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두 기업의 부담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가드레일 조항이 유예된 상태긴 하지만, 중국 내 생산 비중이 없지 않은 두 기업엔 미중 갈등이 장기적 리스크 요인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호실적을 낸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또한 영향권 내에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의 생산이 국내에서 이뤄지는 까닭에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상태다.
디스플레이 산업 부진도 극복해야 할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분기부터 적자를 지속해오고 있는데, 올해 1분기 적자폭이 확대됐다. 초과공급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배터리 산업은 미중갈등의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경쟁업체들을 견제할 수 있어서다. 미국에 상당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그 수혜 주체로 거론됐지만, S&P 측은 투자부담 관리 양상에 따라 기업별 신용도에 차이가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그룹의 재무부담 추이에 대한 언급이 다수 이뤄졌다.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의 차입금 수준이 상당히 늘어난 상태인 까닭에서다. SK그룹은 그간 '성장'에 초점을 맞춰 자금집행을 해왔지만 향후 재무건전성 관리에 힘쓰겠다고 밝힌 상태다. SK그룹이 그간 차입 수준을 완화하고자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관련해 S&P는 투자자들과 약속한 기업공개(IPO)가 불발될 경우 재무부담이 현실화하는 까닭에 긍정적으로 보진 않는 조달 방식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