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장 전 외형확대 작업 차원
글로벌 웹툰 매출 키우기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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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네이버가 미국 자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WEBTOON Entertainment·이하 웹툰엔터)에 북미 웹소설 플랫폼 자회사인 왓패드 지분 전량을 넘긴다. 웹툰엔터가 웹툰 관련 자회사들을 거느리는 구조로 수직계열화해 미국 기업공개(IPO) 추진 전 몸집을 키우려는 일련의 과정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지난 3일 웹툰엔터의 유상증자에 자회사 왓패드의 주식을 활용한 현물출자로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왓패드 지분 처분 예정일자는 6월1일로 8388억원 규모다. 금번 거래로 네이버가 보유한 웹툰엔터 지분은 71.2%로 늘고 왓패드는 웹툰엔터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네이버는 웹툰엔터 지분 취득 목적에 대해 "웹툰 글로벌 사업 역량 집중화"라고 밝혔다.
네이버의 웹툰 사업은 미국 법인인 웹툰엔터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의 큰 시장 규모 등을 이유로 미국 시장에서의 사업 확장에 방점을 두고 있는 상태다. 이를 위해 2020년 네이버웹툰의 자회사던 웹툰엔터를 최상위로 끌어올리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이후 웹툰엔터가 한국(네이버웹툰), 일본(라인디지털프론티어), 중국(네이버웹툰넘퍼니) 법인을 거느리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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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웹툰엔터로 왓패드 주식을 넘겨 ‘네이버-웹툰엔터-왓패드’ 구조로 지배구조를 정리한 배경은 미국 웹툰 사업 확장 목적으로 풀이되고 있다.
왓패드가 웹툰엔터의 자회사가 되면 연결 매출 인식으로 웹툰엔터의 매출 외형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그간 웹툰엔터의 매출 성장세도 인수한 웹툰기업(이북재팬, 로커스, 문피아 등)의 편입효과 덕에 가능해왔다. 지난 3년간 웹툰엔터의 영업 수익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그러나 적자 규모도 커지면서 수익성 개선 과제가 남아있는 상태다.
미국 증시입성을 위한 외형확장 필요성에 대한 판단이 깔려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2020년 이래 미국 증시 입성 의지를 꾸준히 내비쳤던 네이버웹툰은 최근에도 미국 증시 상장 목표를 언급했다. 지난달 25일 미디어 간담회에서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이사는 “2~3년 안에 미국 증시에 입성하겠다는 목표를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네이버웹툰은 안정적인 수익권에 들어왔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세는 더딘 모습이다. 유럽 지역 사업거점 확보를 위한 네이버웹툰 유럽 법인 설립은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한국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글로벌 시장에서의 이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법인인 웹툰엔터는 수년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구체적인 상장 계획을 갖고 있다기 보다는 웹툰 계열사 수익성 개선, 외형 확장 등을 거친 후 적기를 노리겠다는 것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네이버가 웹툰 자회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본격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다. 웹툰엔터 자회사로 편입될 왓패드는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비용 효율화를 위해 왓패드의 인력 일부를 감축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웹툰엔터의 순손실도 3년 만에 288억원에서 1135억원으로 5배가량 늘어난 상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전사적으로 수익화 작업에 돌입했고 마케팅비용을 최소화해 성장률 정체를 해소하려는 방향으로 사업전략을 잡는 중이다"라며 "웹툰 사업의 글로벌 성장률이 생각보다 낮은 까닭에 내부적으로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