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조각투자社 ‘카사’는 하반기 공모 목표로 가속페달
리츠는 기관, ST는 리테일 투자자…투트랙 전략 통할지 관심
회사 "비우량자산 리테일 넘길 일 없다...취급 자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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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파이낸셜그룹이 추진 중인 리츠(REIT's)-증권토큰(STO) '부동산 투 트랙' 전략을 진행 중이다. 다만 시장 일각에선 기관 투자자들이 주로 사는 리츠에 우량 자산을 편입하고, 개인 투자자 위주의 STO에 나머지 자산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2018년부터 추진했던 ‘대신글로벌코어리츠’(이하 대신리츠)의 상장이 무기한 연기되며, 올초 대신증권이 인수한 부동산 조각투자 자회사 ‘카사’의 역할론이 부각하는 상황에서 제기된 우려다. 다만 대신그룹은 "리츠와 카사의 취급 자산의 규모가 다르다"며 이런 우려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그룹은 지난 2018년부터 상장을 추진했던 대신리츠는 요구 수익률(Cap Rateㆍ캡레이트) 문제로 상장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대신리츠는 아직까지 상장을 위한 자산 편입을 마치지 못한 상황이다.
당초 대신그룹은 ▲일본 도쿄 오피스 2곳 ▲일본 도쿄 멀티패밀리(Multi Family) 1곳 ▲폴란드 스비보드진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 등 해외 4곳의 부동산을 편입자산으로 매입하려 했으나, 부동산 경기와 리츠 시장이 악화되면서 내부적으로 수익성 문제가 제기되자 이를 지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폴란드 아마존 물류센터를 제외하고 확정된 편입자산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자, 부동산 가격 대비 투자 순수익인 캡레이트가 떨어지면서 리츠의 투자 매력도가 줄어든 까닭이다. 최근 해외 상업용 부동산 침체와 맞물려 자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리츠의 LTV(담보대출비율)이 상승하며 리츠의 부채 관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상장 지연의 요인으로 추정된다.
대신그룹사 관계자는 “기존 국내 상장 리츠들의 수익률이 크게 저하된 데다, 금리까지 높아 요구 수익률을 맞추려면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원래 올해 하반기까진 상장하려 했지만, 가격 부문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할 것 같아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을 것 같으며 유리한 상장 시기와 편입 자산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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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신그룹의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는 부동산 수익증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 부동산을 현금화하는 과정이 진척되자, 국내 중소형 상업용 부동산을 먼저 소싱하는 ‘투 트랙’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대신증권은 증권ㆍ금융과 부동산 사업 간의 시너지를 목표로 올해 초 조각투자 스타트업 ‘카사’를 약 150억원에 인수, 100%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대신그룹이 카사와의 연계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국내외 부동산을 수익증권 및 토큰증권(ST)으로 상품화하고, 리테일 고객에게 공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수백억원대의 국내 상업용 중소형 부동산을 증권화하고, 이를 공모 형식으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이후 수천억원 규모의 리츠를 상장시킨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대신증권은 미국 뉴욕, 일본 도쿄 등 글로벌 중심지에 부동산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과 부동산을 융합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전략에서다.
다만 투자업계에서는 여전히 투 트랙 전략의 의중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대신그룹이 기관 투자자들이 주로 사는 리츠에 우량 자산을 편입하고, 개인 투자자 위주의 STO에는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자산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리츠는 수요예측 과정에서 기관이 우선권을 가지고, 리테일은 남은 것을 사거나 기관의 물량을 인수하는 방식인 반면 STO는 바로 리테일에게 판매할 수 있어 증권사 입장에선 남는 장사”라며 “리츠에 편입되면 외면 받을 법한 부실한 자산은 STO로 리테일에 전가할 수 있어 증권사들이 눈독 들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간 투자시장에서는 최근 수년간 금융사가 부실 부동산 자산을 리츠 등의 구조를 통해 리테일에 떠넘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지난 2020년 7월 NH프라임리츠가 해외 부동산 3건 편입을 위해 진행한 주주총회에서 부결이 나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프랑스 파리 에크호 타워 등 재매각(셀다운)을 하지 못하고 남은 물량을 리츠에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완전히 풀어주지 못한 것이 부결의 배경으로 꼽힌다. 홈플러스리츠 역시 비선호지역 자산을 리테일에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에 상장을 철회했고, 롯데리츠에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됐던 바 있다.
대신그룹과 카사 측은 ‘비우량 자산 전가’ 의구심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향후 대신그룹 소유 부동산을 카사에서 토큰증권으로 팔 계획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는 취급 자산의 규모가 달라 가능하지 않다는 것. 아울러 개별 매물에 대해 모두 증권신고서를 발행하고 금융 당국의 허가를 받는 등 투자자들의 보호를 위해 철저히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당사 부동산은 5000억원대 사이즈의 대형 매물이고, 카사가 인수하거나 취급할만한 중소형 자산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리츠는 리츠대로, STO는 STO 사업을 따로 진행하는 것이므로 회사 보유 비우량자산을 STO를 통해 리테일에 넘길 거라는 우려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카사 관계자도 “대신그룹의 자산이 나중에 한 두 개 정도 편입될 수 있겠지만, 수년 내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