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BTS 군백기’ 앞둔 하이브…카카오와의 플랫폼 협력은 지지부진
입력 2023.05.12 07:00
    1분기 아티스트 총출동해 최대 실적 올려
    'BTS 파워' 여전했지만 곧 '진짜 군백기'
    '멀티 레이블' 실현…위버스가 남은 과제
    카카오와 협력 공회전…지나친 수익화 비판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하이브가 방탄소년단(BTS)의 진짜 '군백기'(군 입대로 인한 공백기)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앞서 BTS 멤버 2명이 입대했고 머지 않아 멤버 전원 입대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빅히트는 '원히트' 우려를 지우고 '멀티 레이블'을 증명했는데, 플랫폼 '위버스' 성과가 마지막 퍼즐로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와의 협력이 제자리 걸음을 걷는 가운데, '지나친 수익화'에 대한 팬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하이브가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작년 6월 BTS의 완전체 활동 중단을 밝힌 ‘눈물의 회식’ 이후 하이브의 주가는 20만원대 초반에서 15만원대까지 급락했고, 10월 13일에는 10만7000원까지 하락하며 최저점을 기록했다. 올해 2~3월에는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자금 소요 우려에 주가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하이브의 최근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17만원대이던 연초 대비 60% 이상 올랐다. 1분기 실적 발표 다음날인 지난 3일엔 3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이브는 소속 아티스트들의 동시다발적인 앨범 활동 등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실적에서 BTS의 ‘군백기’ 우려를 줄이면서 시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란 평이다.

      BTS의 완전체 활동이 중단된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완벽한 군백기’라고 보기엔 어렵다. 지민이 솔로앨범 ‘FACE’를 발매해 초동판매량 145만장으로 역대 솔로가수 중 최고 기록을 달성했고, 슈가는 솔로앨범 ‘D-DAY’를 발매해 발매일 107만장 판매고를 올렸다. 슈가는 4~6월 단독 월드투어도 예정돼 있다.

      앨범 등 직접 매출뿐 아니라 간접적인 BTS 기여도가 계속되고 있다. 1분기 간접 참여형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2.8% 늘어난 1761억원이다. 각종 투어 MD 판매 및 방탄소년단 IP를 활용한 자체 제작 게임 ‘인더섬 with BTS’ 관련 매출이 이에 반영됐다.

      BTS의 진짜 군백기는 올해 이후가 될 전망이다. 작년 말 맏형 진에 이어, 지난달 제이홉이 두 번째로 군에 입대했다. 진과 제이홉이 입대에 앞서 솔로 앨범 활동을 했던 것을 고려하면 솔로 앨범을 내고 활동한 RM, 슈가, 지민에 이어 뷔, 정국 등도 솔로 활동 후 입대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 측에서 연내 멤버 전원 입대를 계획하고 있다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남은 멤버의 투어, 솔로 활동 준비에 분주하다"고 말했다.

    • 진짜 ‘BTS 군백기’ 앞둔 하이브…카카오와의 플랫폼 협력은 지지부진 이미지 크게보기

      하이브는 BTS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멀티 레이블 전략’에 집중해 왔다. SM엔터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가장 큰 이유도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함이었다.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뿐만 아니라 르세라핌, 뉴진스 등 신인들도 좋은 성적을 내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어느 정도 입증했다. 2분기에도 BTS 멤버 슈가의 월드투어, 세븐틴과 르세라핌의 앨범 발매 등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하이브는 올해 3개팀 데뷔를 앞두고 있다. 이달 KOZ엔터테인먼트가 새 보이그룹 ‘보이넥스트도어’를 선보이고, 하반기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소속 신인 보이그룹이 데뷔한다. 하이브와 유니버설뮤직그룹이 협업해서 선보일 미국 현지 걸그룹도 이르면 올 연말 무대에 선다.

      ‘멀티 레이블’ 구축이 가시화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위버스의 실적 개선 및 성장 가시화를 마지막 남은 퍼줄로 꼽고 있다. JYP, YG 등 타 엔터사와 차별화를 할 수 있는 점은 결국 위버스와 같은 플랫폼이라는 분석에서다.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도 ‘위버스’에 시장의 질문이 집중된 바 있다.

      3월 SM엔터 인수전이 카카오와 하이브의 플랫폼 협력 합의로 마무리되며 시장에서 위버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협력의 일환으로 오는 9월까지 SM엔터 아티스트 12팀이 위버스에 입점할 예정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그 이상의 협력안은 가시화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양 측이 구체적으로 추가적인 합의 내용을 내놓고 있지는 않은 분위기"라며 "무엇보다 카카오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의 시세조종 의혹에 대응하느라 총력전을 펴고 있어 플랫폼 협력까지 고려할 여유는 없다"고 말했다.

      하이브 측은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위버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신규 서비스들의 출시가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사업 안정화를 거치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익화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로운 유료 구독 서비스가 추가될 예정이다.

      다만 성과를 증명하기 위한 지나친 ‘수익화’는 팬덤 비즈니스에서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위버스 라이브(실시간) 자막 달기, 위버스 DM, 광고 제거 등 앱 내 대부분 활동에 대해 유료화(멤버십)를 검토하는 데 있어 팬들의 반감이 크다.

      하이브가 도입하는 '다이나믹 프라이싱 시스템’ 또한 팬들의 큰 반발을 이끌고 있다. 이는 티켓가격 변동제로 항공권이나 호텔 숙박처럼 수요가 오르면 티켓 가격도 동시에 오르는 시스템이다. 하이브 측은 컨퍼런스 콜에서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슈가, TXT 등 최근 콘서트에 적용했고 이후 모든 소속 아티스트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