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책에는 말 아끼는 모습 보여
CSM 불확실성 지속된 탓에 "말하기 어렵다"
연말에나 배당정책 윤곽 나올 것이란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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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회계기준 IFRS17 도입으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당기순이익이 껑충 뛰었다. 배당재원이 늘어나면서 주주환원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각 사는 최근 진행된 실적발표회(IR)에서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감독원이 IFRS17 관련 새로운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권에서는 연말은 돼야 주주환원정책이 윤곽을 드러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1분기 호실적을 잇따라 발표했다. 삼성화재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6133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한 수준이다. 보수적인 가정 아래 614억원의 예실차(예상치와 실제값과의 차이)를 기록하면서 IFRS17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IFRS17에선 보험계약의 미래 수익을 현재가치로 계산하는 CSM(보험계약서비스마진)이 도입되면서 보험사들이 이익 증가 효과를 보고 있다.
삼성금융사 맏형 역할을 하는 삼성생명은 오랜만에 체면을 차렸다는 평가다. 작년 말 조정을 통해 확보한 CSM이 상각으로 이어지면서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급증한 것이다. 올해 1분기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은 70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63%나 늘었다. 삼성생명은 작년 1분기만 하더라도 삼성화재(5249억원)에 못미치는 268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늘어난 이익을 배당재원으로 쓰일 것인가에 대해 관심을 집중했다. 이익이 대폭 늘어나면서 배당금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한편, 해약환급금 때문에 장기적으로 배당으로 연결되기는 힘들 것이란 예상이 서로 엇갈리면서다.
최근 진행된 삼성생명·화재 실적발표회에서 기관들이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것도 주주환원책이었다.
삼성화재에 참석한 한 금융사 연구원은 "매년 적립되는 해약환급금 규모와 늘어난 이익에서 배당가능재원으로 유입되는 비중"에 대해 질의했고 삼성생명에 참석한 연구원들은 ▲자사주 매입 가능성 ▲ 배당성향 가이던스 ▲ 지급여력비율 버퍼 등을 질문했다.
그러나 삼성생명·화재 측 관계자들은 "현재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라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보험사마다 다른 CSM 산정방식이 논란이 됐고 금융감독원이 가이드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힌 영향이으로 해석된다. CSM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 적용되면 각 사의 CSM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실적이 줄어 배당가능재원에도 변동이 생길 수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수적인 말밖에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김준하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은 "금감원 주관 간담회에서 5월 중으로 IFRS17에 적용되는 계리적 가정과 같은 부분에서 가이드라인을 준다고 했다"라며 "올해 배당정책을 어떻게 운영하겠다고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김선 삼성생명 부사장도 "이익이 늘어난 만큼 상응하는 배당금을 결정하려고 한다'라면서도 "하지만 아직 DPS(주당배당금)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IFRS17이 적용되어 공식적인 숫자가 나오는 첫 해고, 아직 제도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부분들이 남아있다"라고 했다.
양 사 모두 배당금은 안정적으로 우상향 시키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실질적인 주주환원책은 올해 연말이 되어서나 확정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IFRS17이 적용된 실적에 대한 신뢰가 쌓이기까지 시일이 소요될 것이란 설명이다.
정태준 유안타 연구원은 보험사들의 배당정책에 대해 "주주가 확정적으로 회계제도 전환의 수혜를 공유할 수 있는 배당은 연말이나 되어야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당장 K-ICS 비율도 금리 하락으로 미달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자본비율 산정에도 가정이 관여하기 때문에 신뢰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IFRS17 이후의 수치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조정을 거친 후에야 신뢰하고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