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확보 총력…유동화 방안 등도 관측돼
조달 딜 기대 오르지만 위험 부담 우려도
"그룹 보고 위험을 지는게 맞나"시각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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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가 그룹의 ‘아픈 손가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CJ ENM도 복병으로 떠올랐다. 해당 계열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회사채뿐 아니라 자산 유동화 등으로 조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기대반 우려반’ 반응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CJ그룹을 보고 선뜻 손을 내밀었던 과거와 달리, 미매각 등 잠재 위험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려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CJ CGV와 CJ ENM은 실적 부진에 재무 부담까지 누적되면서 신용도 하방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 CJ CGV는 코로나 직격탄을 맞으며 상황이 악화한 지 오래고, CJ ENM은 피프스시즌과 자체 OTT 티빙의 부진에 광고 매출 감소까지 더해지며 올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CJ ENM은 90% 지분을 보유한 'CJ라이브시티 아레나' 사업도 자금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적자가 누적된 CJ라이브시티의 모회사 보증 CP 발행 규모가 늘어나면서다. CJ라이브시티 아레나는 내년 6월이 완공 목표지만 코로나 장기화와 비용 증가로 공사가 일시 중단된 상태라 언제까지 자금이 소요될지가 불분명하다. 시공사인 한화 건설부문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CJ라이브 아레나 공사 진행률은 지난 3월 말 기준 35.40%다.
부채 상환, 운영자금 등 여러모로 자금이 필요한 CJ 측은 분주하게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CJ ENM은 올해 1월 약 2년만에 3000억원 공모채를 발행했고 지난달에는 400억원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CJ ENM은 지난해 9월에도 2100억원 사모채를 발행했다. 이달 CJ라이브시티가 발행한 750억원어치의 1년물 공모 기업어음(CP) 청약에는 키움증권(550억원), SK증권(200억원)이 참여했다.
해당 계열사들과 관련해 CJ그룹이 유동성 확충 방안을 고심하면서 증권가에선 회사채뿐 아니라 자산유동화 등 추가 일감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최근 CJ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딜(deal) 기회가 생겨도 마냥 ‘환영’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대규모 적자가 나고 있는 CJ ENM도 콘텐츠업 특성상 한동안은 투자가 이어져야 하고, CJ CGV는 영화관 업황 자체의 업사이드가 불투명해진 탓이다.
2021년에 이어 지난해 CJ CGV의 CB 발행에 연이어 손을 내민 미래에셋증권은 대규모 미매각 물량을 떠안은 영향으로 지난해 3분기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의 주요 딜이었지만 한편으론 평가손실 부담을 안긴 셈이다.
과거 미래에셋증권 PE가 손을 내밀었던 CJ CGV 해외 법인(CGI홀딩스) 투자 회수도 불투명하다. 글로벌 영화관 사업이 휘청이면서 해외법인 실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어 상장 기한 연기 등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CJ그룹이 돈을 빨아들이는 계열사는 늘어났는데 CJ제일제당도 1분기 실적이 꺾이는 등 그룹의 ‘캐쉬카우’로 확실히 바라볼 곳이 애매해졌다”며 “최근의 CJ라이브시티 CP도 대형 증권사에서는 하지 않으니 중형 증권사에서 진행했는데, 라이브시티 CP도 그렇고 CGV의 CB도 도와준 증권사들이 물려있는 상태라 향후 일감이 생겨도 고민이다”고 말했다.
그룹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증권사 입장에선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추후 일감 확보에도 용이하다. 대기업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지난해 롯데그룹은 롯데건설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그룹 자금조달 이슈가 떠올랐지만 메리츠증권과 금융 지원 및 투자 협약 등을 통해 발빠르게 우려를 일축한 바 있다. CJ그룹도 구조조정, 자산 매각 고려 등 '해결책' 마련에 분주하다. 다만 통상 실적 반등과 재무 체력 회복까지 최소 1~2년의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책임을 져야하는 실무진들 입장에선 잠재 위험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평이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롯데는 회사채 시장에서 워낙 큰 손이기도 하고 여타 이어질 일감이 많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CJ의 경우 CGV는 업황 자체가 하향세고 ENM도 미래 투자 부담이 크다보니, ‘그룹만 보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맞나’ 하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