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표준 부재에 진단기업 기술력 가치평가는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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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폐배터리 진단기업 인수를 검토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그리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시장에서 일단 현대글로비스가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폐배터리 진단기업 인수를 위해 3개 기업을 인수후보군으로 추렸다. 모두 비상장사로 기업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등 그룹사간 협력을 통한 폐배터리 순환체계 구축 계획을 공개, 정식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한 상태다. 현대글로비스는 회수와 운반, 현대모비스는 재제조(Remanufacturing)를 담당하기로 했는데 현대글로비스는 진단과 전처리 시장 진입도 꾀하려고 한다.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배터리 회수 및 진단 영역과 전처리 영역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이라고 직접 언급한 바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폐배터리 사업을 잇따라 강조하는 것과 관련해 시장에선 회사가 그룹 내 폐배터리 사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기업 인수를 추진하는 폐배터리 진단 시장은 아직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통상 수명이 종료된 배터리는 성능을 가늠하는 진단 단계를 거쳐, 재활용(희유금속 추출) 또는 재사용(에너지저장장치 등으로 활용) 여부가 결정된다. 현재로선 중고차 성능 점검의 기준이 내연기관에 맞춰져 있다보니 중고 전기차의 배터리 진단 평가 기준이 아직 마련돼있지 않다. 이에 SK온도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와의 협력을 통해 진단 기준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 내부적으론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국제 기준이 아직 없는 상태인데다 현대글로비스가 인수하려는 기업들이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이들 기업이 내린 진단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지 여부 때문이다.
여타 전략적투자자(SI)들의 폐배터리 진단 시장 진출 검토도 활발하진 않은 분위기다. 폐배터리 시장의 발전 가능성에는 의문이 없지만 대부분 관심은 '재활용(원소 재추출)’ 단계에 집중돼 있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어떤 기업은 재활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자 폐기물 관련 기업 투자를 고민하다가 기술적 한계로 최근 철회하는 등 폐배터리 관련 딜의 절차 진행이 쉽지만은 않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글로비스 측은 "폐배터리 진단기업 인수를 검토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