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부터 적용해야 하는데…시간·비용 부담으로 작용
실적 변동성 키운다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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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 첫 해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보험사들의 1분기 실적발표 이후 보험사 실적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수습이 쉽지 않은 형국이다. 감독당국에서 부랴부랴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쉽사리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당장 새롭게 내놓은 가이드라인을 놓고 보험업계에선 "오히려 혼란을 더욱 부추기는 꼴"이란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각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이 최근 내놓은 'IFRS17 가이드라인‘ 분석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영향분석 자료를 기반으로 최종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오는 6월 말 결산부터 해당 가이드라인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보험사 자율에 맡겨 놓았던 실손보험, 무저해지 및 고금리 상품 해약률 등 CSM(미래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계리적 사항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담겼다. 해당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경우 보험사의 CSM이 이전 발표치보다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보험사들이 더욱 보수적으로 가정을 잡아 실적을 추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있는 만큼,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따라 더 보수적으로 가정을 세운다면 실적 전망치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을 받아 든 보험업계는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기존 가정들을 수정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다. 무엇보다 가이드라인에 따른다고 정확한 추산이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문제로 꼽는다.
이 관계자는 "보수적으로 가정을 잡는다는 것이 보험사에 올바른 회계인지는 논란이 될 수 있다"며 "잘 나올 수 있는 실적을 부득이하게 줄인다면 이 역시도 제대로 된 회계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이 탁상행정의 하나란 비판도 제기된다. 새로운 회계기준이 도입되었다는 이유로 보험사들 실적이 지나치게 좋아지자, 반대로 이를 줄이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 자체가 미봉책이란 설명이다.
회계제도 시행 첫해인 만큼 충분한 검토 작업이 필요한데, 일률적인 가이드라인 제시가 오히려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계리 전문가는 "결국 수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조정되어야 하는 이슈인데, 일률적인 가이드라인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일단 당장은 문제를 일으키지 말자는 식의 대응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