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실적 변동성 커지며 주가 타격입고
업계선 분식회계 논란으로 번질까 '우려'
'실적 부풀리기' 여진 이어지는 가운데 CFO 책임 커져
-
보험사의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 논란이 지속되면서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긴장하고 있다. 예상보다 혼란이 오래 지속되면서 올해가 ‘CFO의 무덤’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만큼 책임이 막중하고 해결이 어려운 이슈가 많다는 의미다.
지난달 차수환 금감원 부원장보는 23개 보험회사 CFO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일부 보험사들이 CSM(미래이익)을 부풀린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긴급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 자리에서 차 부원장보는 “보험 산업 발전을 위해 정확한 회계 처리와 이에 근거한 장기적인 관점의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라며 “회계상 기초 가정을 합리적으로 설정해달라”라고 말했다.
해당 자리는 보험사 CFO가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커지면서 해당 이슈에 대한 책임을 CFO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CFO들로서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미 연초에 밝힌 올해 실적 가정치들이 계속해서 수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DB손해보험의 경우 연초만 하더라도 만년 업계 1위 삼성화재를 꺾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지만, 실제 1분기 실적은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이 때문에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자 CFO들도 섣불리 미래추정이익 등 전망치를 내놓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내놓은 전망치들이 주가에 즉각 반영된다는 점은 더 큰 고민거리라는 평가다.
-
감독당국에선 보험사들 실태 점검에 들어가는 등 CFO들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해당 검사에서 문제가 발생되면 그에 따른 책임은 고스란히 CFO에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회계 처리를 놓고 자칫 ‘분식회계’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점은 CFO들을 더욱 짓누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실적 전망치가 예상과 지나치게 차이가 날 경우 자칫 분식회계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1분기만 하더라도 회사들은 임의적으로 그간의 회계 가정을 조정했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보험사 실적에 대한 신뢰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보험사 회계가 미래이익을 추정해서 손익을 인식한다는 점에서 큰 틀에서 과거 분식회계가 발생했던 조선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회계법인에서도 금감원에 '올해는 회계처리에 따른 이슈를 분식회계로 확대해서 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보험사의 회계 처리 방식이 미래 가정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조선사 분식회계의 전례를 떠올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