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승이 지분희석으로 인한 주가 우려 지울까
이지스밸류리츠 유상증자 흥행에 쏠리는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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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로 함께 하락세를 보이던 국내 상장 리츠들의 주가가 최근 반등하는 추세다. 기준금리 인상 싸이클의 끝이 보이고, 시중금리도 하향 안정화하며 금융비용 부담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회복세를 틈타 자산 추가 편입을 위한 유상증자를 계획하는 리츠가 잇따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지스밸류리츠가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한 가운데, 이 증자의 공모 흥행 여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는 장중 4840원을 기록하며 3개월 고점을 경신했다. 지난 3월 3개월 저점(4302원) 대비 13% 오른 수준이다.주가는 금일 전날대비 0.42% 오른 4835원을 장을 마쳤다.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이 ETF는는 맥쿼리인프라, SK리츠, 롯데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등으로 구성돼 있다. 리츠 주가 흐름을 보여주는 KRX 리츠 톱(TOP) 10 지수는 지난해 761까지 내려앉았으나 최근 900선을 넘보고 있다.
개별 리츠 주가도 반등하고 있다. SK리츠는 전 거래일 대비 0.78% 오른 519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4월 4840원까지 주가가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7% 가량 상승한 수준이다. 지난해 전 세계적 금리인상 기조와 레고랜드 사태로 리츠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만큼 최근의 반등세가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가가 우상향하자 일부 리츠들은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증자로 자금을 조달해 부채를 줄여 부담스러운 이자비용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파악된다. 주가 상승시에 증자를 진행하면 공모 흥행도 노려볼 수 있다.
실제로 이지스밸류리츠는 지난 7일 670억원 규모의 일반주주 대상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다. 조달한 자금은 지난해 12월 매입한 트윈트리 타워의 브릿지론 1760원 일부를 상환하는 데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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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선 예상보다 호의적인 반응을 내놨다. 유상증자 효과가 확실한 경우 주가 충격이 적은 데다 장기적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출 만기가 올 12월이라 리파이낸싱에 관심이 쏠리던 상황이었으며 유상증자 후 LTV는 72%에서 68%로 하락한다"라며 " 이로써 불확실성 해소는 물론 재무 건전성 향상, 유동 주식 수 증가 등의 효과가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 성장성이 분명하고 신주 규모가 과도하지 않은 경우 유상증자 기간에 오히려 주가가 상승한 사례들이 있다. 이번 유상증자 역시 자본 확충의 당위성이 높다는 점에서 유상증자 기간 주가 충격은 완화될 것으로 보이고 장기 성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어 주주들 사이에서 유상증자가 흥행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선도 제기된다. 공모가에 주식을 매입한 주주들의 경우 손실을 보고 있으며, 공모가를 밑도는 주가에 주식을 샀다고 하더라도 평가이익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한 리츠업계 관계자는 "공모가를 하회하는 상태에서 유상증자는 주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기대하기 힘들다"라며 "소위 물타기(저가매수)를 통해 평균 매수 단가를 낮춰놨다고 하더라도 큰 이익은 보지 못하는 주주들이 대다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디앤디플랫폼리츠의 경우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유상증자 철회를 결정하기도 했다.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지난 26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브릿지론 상환을 위한 유상증자 안건을 부의했으나 특별결의 의결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그럼에도 불구 자금조달을 위해 유상증자를 시도할 상장 리츠는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지난 2일 주주총회 계획을 공시하며 안건으로 신규 자산을 취득의 건을 부의했다. 자금조달의 방법의 하나로 유상증자를 채택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