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리스크 분산 위해 해외 자금 유치 격려
조달 안정화·비용 절감 위해 해외 ABS 발행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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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카드사,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들이 자금 유치를 위해 해외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해외 자금 유치를 독려하는 와중에 경우에 따라 국내보다 유리한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서다.
신한카드는 최근 2억3155만유로(약 3301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에 나섰다. 국내보다 큰 자본시장에서 보다 유리한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해당 ABS의 기초자산은 신용카드사용대금채권, 현금서비스이용대금채권, 리볼빙카드매출채권 등이다.
현대캐피탈도 이달 총 6억달러(약 7843억원) 규모의 ABS를 발행했다. 지난달 2억 스위스프랑(약2917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한 이후 한 달여 만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모기업 현대자동차·기아의 영향으로 해외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인 덕에 자금 조달 수요가 있다"며 "무디스·피치 등 해외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의 경우 오는 하반기 기존 발행했던 해외 ABS 차환 목적으로 달러 ABS 발행을 계획 중이다. 자금 조달 방법을 다변화해 차입 포트폴리오를 확대함으로써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와 조달 비용을 절감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금융당국은 카드·캐피탈사들에 해외 자금 조달을 권고하고 있다. 일례로 그간 국내에서만 자금을 유치해온 현대카드는 금융당국의 조달처 다변화 격려에 첫 해외 자금 조달을 검토 중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은 없다"며 "당국에서 해외 자금 유치를 권장하고 있고 당사에서도 나쁜 선택지는 아니라고 보고 있는 만큼 고려 중이다"고 밝혔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 시장이 얼어붙은 이후 리스크 대비 차원에서 해외서도 자금을 조달하라고 권장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여전사들의 해외 자금 유치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주문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