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빅딜…1000억원 이하 딜 뿐이었던 2분기
2분기에만 8건 주관한 KB증권, 전체 주관 1위
두산로보틱스, CJ CGV…하반기 순위변동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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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증시 부진에 주식자본시장(ECM) 내 빅딜(Big Deal)이 자취를 감추면서 증권사들간 경쟁은 오히려 치열해진 모습이다. 중소형 딜이라도 여러 건을 수임해야 상위권에 들 가능성이 높아서다. KB증권은 2분기에만 8건의 딜을 추가 수임한 덕에 3개월 만에 6위에서 1위로 전체 ECM 주관 순위가 크게 올랐다.
다만 CJ CGV 유상증자, 서울보증보험 IPO(기업공개) 등 하반기 예정된 딜들의 규모가 작지 않다. 해당 딜들의 성패에 따라 ECM 리그테이블 순위가 변동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29일 인베스트조선이 집계한 EC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ECM 공모발행 시장에서 총 4433억원 규모의 딜들을 주관하며 1위에 올랐다. 지난 1분기 롯데케미칼 유상증자(1조2155억원) 공동대표 주관사로 참여한 데 이어 2분기 5건의 유상증자, 3건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주관을 맡았다.
삼성증권은 3위에서 2위로 순위가 올랐다. 올해 상반기 딜 중 5번째로 발행 규모가 큰 기가비스 IPO(954억원), 그리고 삼성FN리츠 IPO 주관사를 맡으면서 전체 발행금액이 4000억원대로 증가했다. 1위인 KB증권과는 300억원가량의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2분기엔 유독 빅딜이 부재했다. 이번 분기 발행규모가 가장 컸던 딜은 KEC 유상증자(963억원)다. 공모규모가 1000억원 이상인 딜이 한 건도 없던 셈이다. 1분기 롯데케미칼 유상증자 주관사 자리를 점했던 7개 증권사(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유안타증권·미래에셋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가 ECM 전체 주관과 유상증자 주관 순위권에 포진해있는 이유기도 하다.
IPO 주관 순위에 중소형 증권사들도 이름을 올렸다. 한화투자증권은 한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한화리츠) IPO, 티이엠씨 IPO 주관사로 선정되며 4위를 기록했다. 신영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도 코스닥 상장 건을 성사시키며 나란히 순위권에 들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IPO 덕에 시장에서 존재감이 커졌던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IPO 주관 순위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주관한 IPO 딜은 한 건도 없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알멕의 이익미실현기업 특례상장(테슬라요건)을 도우며 5위에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분기에만 3건의 IPO 딜을 추가로 수임, 지난 1분기에 IPO 주관 상위권을 다툰 한화투자증권과 1000억원 이상의 차이를 벌려뒀다.
올해 하반기 예정돼 있는 빅딜이 순위권에 변화를 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보증보험, 두산로보틱스, 팹리스 유니콘인 파두 등이 대어(大漁)로 꼽히고 있다. 6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서울보증보험의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이다. 조(兆) 단위 몸값이 예상되는 두산로보틱스의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파두는 NH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고 있다.
CJ CGV 또한 하반기 5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예고한 상태다.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3곳의 증권사가 대표 주관사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