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000억 규모…추후 제시할 '희망금리밴드'가 관건
그룹 신용도 리스크가 어떻게 작용될지도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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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의 회사채 수요예측은 롯데그룹에 대한 시장의 투자 수요를 확인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계열사 신용등급 줄하향 이후 롯데그룹에 대한 투심이 한 풀 꺾인 상황에서 시장금리가 반등하고 있어 롯데쇼핑이 기관투자자(이하 기관)들을 만족시킬만한 희망금리밴드를 제시하는 게 중요해졌다는 평이다.
롯데쇼핑은 7월11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2년물 600억원, 3년물 1200억원, 5년물 200억원으로 구성됐으며 수요예측은 7월4일이다. 발행자금 전액은 7월부터 두 달간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어음(CP)을 상환하는 데 쓰인다. 수요에 따라 2배 증액 발행도 고려할 수 있다. 증액 발행을 하면 나머지 2000억원 역시 CP 상환에 쓰인다.
2000억원 발행에 공동대표주관사만 7곳이다.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DB금융투자, 키움증권 등이다. 다수의 증권사로 주관사단이 꾸려진 만큼 미매각 발생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통상 주관사들은 미매각이 발생하면 이를 인수해 재판매하는 셀다운을 진행한다.
공모 회사채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는 점은 호재다. 최근 들어 주요 기업들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 가능성이 큰 폭으로 줄어들며 중소형 증권사들의 인수단 참여가 활발해졌다. 작년 말 회사채 미매각 발생 가능성이 짙어지며 중소형 증권사들이 주관사단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던 것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롯데쇼핑이 동일한 신용등급인 AA- 기준 3년물 크레딧 스프레드는 6월29일 기준 82bp(1bp=0.01%포인트)로 연초 142bp보다 60bp 줄어든 상태다.
유통사 회사채에 대한 수요는 확인됐다. 최근 이마트의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모집금액의 3배인 1조2100억원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3년물(1150억원)만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모집 물량을 채웠다. 신용평가사들이 '중단기간 내 재무부담 경감이 쉽지 않다'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말이다.
롯데쇼핑이 이마트 만큼의 수요예측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그룹의 재무안정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여전하다. 6월 중순 주요 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은 그룹의 중추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으로 대거 강등된 상태다. 이후 롯데쇼핑이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상황이다.
한 채권 운용역은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 신용등급이 떨어지기 전부터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롯데그룹 회사채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줄어들었다"라면서 "롯데쇼핑은 금번 롯데지주 연대보증사채 등급이 AA에서 AA-로 조정됐지만 그룹 신용도 리스크를 불가피하게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이 시장에 제시할 희망금리 밴드가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롯데쇼핑 회사채의 공모희망금리는 청약일 1영업일 전 민간채권평가회사 4사에서 최종으로 제공하는 롯데쇼핑 2·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개별민평 수익률의 산술평균(소수점 넷째 자리 이하 절사)에 -30~+30bp를 가산한 이자율로 한다.
최근 들어 국고채 1·3·5년물 등 시장금리가 6월 기준 3.6%대로 기준금리(3.5%)를 상회하면서 공모 회사채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의 부담이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고용 등 미국 주요 지표가 좋아지면서 시장금리가 반등하는 등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바이사이드(Buy Side)의 투자 의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본다"라며 "롯데쇼핑이 최대 얼마 만큼의 금리 수준을 용인할 수 있는지를 보여줘야 기관들이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