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주가에 주주 반응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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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리츠가 잇따라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자산편입의 일환이다. 리츠는 자산편입을 해야 배당이 늘어나고 이를 바탕으로 주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주가 회복세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주주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유상증자를 하거나 CB(전환사채)를 발행하면 지분 희석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배당금이 축소될 수 있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지난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자산 편입을 위한 CB발행을 안건에 부의했으나 부결됐다. 잠재적으로 유통 물량 수 증가를 걱정한 주주들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CB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발행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을 말한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내부에선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관찰된다. 장기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 신규자산 편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줄곧 설명해 왔기 때문이다. 주요 주주들 사이에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신규 자산 편입을 위한 자금조달이 무난히 진행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유상증자 안건은 가결됐다.
다만 CB발행은 낮은 주가에서 발행되었다가 후에 유통물량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지분희석 우려가 더욱 컸던 것으로 추측된다. 주총 직전 주주 간 여론이 급작스레 변하면서 주요 주주들이 최종적으로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했다고 전해진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내부에선 CB발행 이외에 다른 자금조달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지스밸류리츠 주가는 유상증자 공시 이후 줄곧 하락세다. 5000원선을 넘보던 이지스밸류리츠 주가는 30일 기준 7% 하락했다. 4월 이후 본격 회복세를 기록하던 주가 곡선을 고려하면 주주들 입장에선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5일 이지스밸류리츠는 자산 편입 시 빌렸던 대출을 갚기 위해 6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유상증자를 철회했다.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지난 26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브릿지론 상환을 위한 유상증자 안건을 부의했으나 특별결의 의결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부동산 업황 악화로 주가가 부진한 시기에 유상증자를 진행하려는 것에 대해 주주들의 반발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리츠가 잇따라 유상증자를 시도하고 있지만 주주들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내기란 쉽지 않다. 금리 인상이 주춤하며 리츠 주가가 일부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예전만 못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지난 11월에 3140원으로 52주 최저점을 기록한 뒤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4000원선을 하회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주가는 3370원으로 52주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 8월 대비 54% 하락한 수준으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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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를 하회하는 상태에서 진행하는 유상증자는 주주들에게 실익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 나온다. 이미 주가 측면에서 손실을 보고 있는 데다 지분 희석 우려로 추가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소위 물타기(저가 매수)를 통해 평균 매수 단가를 낮춰놨다고 하더라도 당장 리츠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를 것이란 기대감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배당금 감소도 예상된다.
주가가 회복하지 못하는 원인으로는 고금리로 인한 리츠 성장 불확실성이 꼽힌다. 가팔랐던 금리 인상이 주춤한 상태지만, 여전히 기준금리가 높은 수준이다. 고금리로 증가한 이자 비용에 대한 부담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금리 하락이 가시화하지 않는 한 리츠의 리파이낸싱 부담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꾸준히 자산편입을 해야 하는 리츠 입장에선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주가가 부진한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위해 주주의 동의를 받기가 쉽지 않고 대출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 리츠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 자산편입이 필요하다는 것에 주주들이 대체로 동의한다. 그러나 주가가 부진하다 보니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라며 "아직 금리 수준이 높아 이자비용도 만만치 않고 대출로만 자금을 마련할 수도 없어 자산 편입을 하지 말아야 하는 건가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