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향 업사이드 큰 D램에 집중
시장우위 유지 여부에 쏠린 컨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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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SK하이닉스가 D램 부문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꾀한다. 인공지능(AI) 시대의 필수재가 된 HBM(고대역폭메모리·D램을 수직 적층한 반도체)의 판매량을 확대해 전례없던 메모리반도체 수요 부진 상황을 타개한다는 복안이다. 반면 낸드 부문의 비중은 저하된 수익성에 5~10%가량 축소키로 결정했다.
26일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이하 컨콜)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D램의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분기 대비 상승하며 매출이 증가했고 영업손실 규모도 소폭 줄었다.
SK하이닉스 측은 D램 부문의 성장성은 현재로서 분명해 보이며 제품경쟁력과 공급경쟁력을 지속해나갈 수 있다면 매출점유율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구체적으로는 AI용 메모리인 HBM3, 고성능 D램인 DDR5 등 제품의 판매량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PC,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DDR4 등 일반 D램 가격 하락세와 여전한 재고 수준은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HBM은 여러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한 반도체다. AI 개발에는 주로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사용되는데, 해당 장치에 고성능·고용량인 HBM이 들어간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 세계 HBM 수요가 2억9000만GB(기가바이트)로 지난해 대비 60% 증가하고 내년에는 30%가량 추가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해 기준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1위(50%)로 삼성전자를 앞서고 있다.
컨콜에서는 'HBM 관련 시장 지위 유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빅테크 업체들의 투자 집행 휴지기가 도래할 가능성'과 '경쟁사의 HBM 시장 진입 가능성에 대한 의견', '가격 협상력 유지 가능성' 등이 그 내용이었다.
먼저 SK하이닉스는 투자 휴지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면서도 빅테크 기업들이 AI 서버 개발을 위해 투자를 집행하는 과정이 서로 교차된다면 휴지기는 짧거나 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쟁사의 시장 진입과 관련해선, 내년 하반기 HBM3E가 본격 양산 공급되는 것으로 주요 고객들과 이야기를 해나가고 있는 까닭에 내년도 HBM 관련 성장세에는 큰 우려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가격협상력 유지 여부에 대해선, SK하이닉스 측은 "다른 장치산업과 달리 HBM 같은 패키지 제품은 협업이 수반돼 연간 단위로 고객들과 얘기가 되고 있다"라며 "수주형 사업으로 가격 결정 구조라든지 이익변동성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반면 D램에 비해 AI향 업사이드 영향이 제한적인 낸드는 재고 추가 감산에 돌입한다. 낸드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데다 재고 수준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 기존에 예정됐던 감산 규모를 확대해 재고 정상화 시기를 앞당긴다. 재고 감소 가속화가 예상되는 까닭에 추가적인 재고 평가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예측했다.
불과 2년 전 낸드플래시사업 시장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텔 낸드사업부(현 솔리다임)를 인수했지만 몇년 만에 상황이 달라졌다. SK하이닉스 측은 솔리다임과의 개별 역량을 통합해 중복 비용을 줄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내 반도체 장비 도입 관련 미국 정부 규제와 관련해서는 "관계자와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투자계획과 관련한 질문에는 선을 그었다. 경쟁력 유지를 위한 자금조달 및 투자계획 관련 구체적 설명을 요구하는 질문에, SK하이닉스 측은 투자규모 50% 축소 기조는 유지할 것이며 연초 선제적으로 조달한 자금과 매출 증가분 덕에 하반기 현금흐름이 지속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하반기엔 차입금 상환 발행 외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이 없으며 매크로 환경에 따라 유연히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