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보단 AI 메모리 기술력에 집중된 질문들
'경쟁사와의 차별점' 질의에 자신감 내비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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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와 함께 늘어날 메모리 수요에 대응할 기술력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간 컨퍼런스콜(이하 컨콜)에서 재고 감산 여부나 업황 전망을 중심으로 입장을 밝혀나간 것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앞서 SK하이닉스 또한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사들의 AI 시대 필수재인 HBM(고대역폭메모리·D램을 수직 적층한 반도체) 시장 진입에 대한 대응 전략 등 질문을 받은 바 있다. 삼성전자 또한 기술적 차별점에 대한 질의를 잇따라 받았다.
27일 삼성전자는 실적발표 컨콜을 통해 부진한 실적에 대한 설명과 하반기 전망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0조55억원, 668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22.3%, 95.3% 감소했다.
실적 부진을 견인한 DS(반도체) 부문의 적자에 삼성전자 측은 "고객사의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전반적인 구매 수요는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모습"이라며 "하반기에는 재고 조정이 일단락 되며 시황이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재고수준이 연초 감산 계획을 밝힌 이래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5월 중 최고 수준의 재고 자산을 기록한 이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분기 중 D램과 낸드의 가격 하락세가 완만해졌다며 하반기 중 업황 회복을 전망했다. 다만 낸드는 시장 변화 시점이 D램보다는 후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금번 컨콜에서는 메모리반도체 수요 부진에 따른 삼성전자의 실적 감소보단 '기술력'을 중심으로 질의가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향후 AI 서버향 수요에 집중할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를 중심으로 고용량·고성능에 대한 미래 수요 증가에 대응해나갈 전망이다.
'메모리 관련 AI 시장 확대로 인한 시장 영향과 대응 전략'에 대한 질문에 삼성전자는 가파른 수요가 기대되는 만큼 HBM 부문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HBM2를 주요 고객사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며 전년대비 올해 관련 고객 수요가 이미 확대된 상태라고 언급했다. 차세대 메모리로 꼽힌 신제품 HBM3P 또한 24GB(기가바이트) 수준으로 출시 예정이다.
공급 능력 또한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HBM 생산 캐파(Capa) 또한 증설 투자를 통해 2023년 대비 최소 2배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와의 차별점에 대한 설명 요구도 이어졌다. 지난해 기준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1위(50%)로 삼성전자를 앞서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가 HBM 메모리 생산에 적용 중인 패키징 공정 기술인 NCF 기술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이는 칩을 쌓아올릴 때 칩과 칩 사이에 필름을 사용해서 쌓는 방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보다 열전도율이 높다고 알려진 MR-MUF(Mass Reflow Molded Underfill) 방식을 적용 중이다.
삼성전자는 해당 기술이 D램 간 간극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며 생산성 측면에선 접합 물질 중 이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추후 16단 초고용량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관련 신공정도 개발 중이며 최점단 NCF 소재를 개발해 현재 양산 중인 HBM3 제품에도 적용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파운드리 부문에서의 AI 관련 전략에 대한 질문에서도 차별점을 소구했다. 삼성전자 측은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공정 메모리 ▲ 향상된 패키징 기술 등을 보유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들이 HBM 메모리와 AI 칩을 하나의 패키징으로서 한 업체에 맡기길 선호한다"라며 올인원 서비스 전략에 따라 사업을 전개 중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컨콜 당시 "경쟁사는 AI 패키징과 HBM 메모리를 동시에 제공하는 전략을 펴는 데 따라 경쟁 치열해지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