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수요 분석 요구…"마케팅 필요성?"
모회사 주주보호책·사명변경 제안 등도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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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기업공개(IPO)에 본격 착수하는 HD현대글로벌서비스가 주관사 선정을 희망하는 증권사들로 하여금 상장 이후 모회사인 HD현대의 주가 변동 최소화 방안, 디지털·친환경 사업의 미래 비전 관련 아이디어를 구했다. 뿐만 아니라 사명변경 관련 제안을 요청하기도 했다.
최근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해당 내용이 담긴 입찰제안요청서(RFP)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송부했다. 8월 16일이 제출 마감 기한으로, 선정 결과는 같은 달 18일에 통보된다. 프레젠테이션(PT)는 22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며 최종 주관사 선정은 8월말 이뤄진다. 내년 상장이 목표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16년 현대중공업(現 HD한국조선해양)에서 선박 AS부문과 태양광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한 회사다. 이후 현대중공업의 인적분할 과정에서 HD현대 100% 자회사가 됐다. 2021년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부터 약 6500억원을 투자받으며 HD현대의 보유지분은 62%로 조정됐다. 투자유치 당시 몸값은 1조7200억원으로 인정됐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제안서에 통상 포함되는 증권사별 IPO 수행능력을 비롯, 기업공개 전략과 세일즈 및 마케팅 전략 문항을 담았다.
먼저 기업공개 전략 측면에서 국내외 IPO 시장 전망 뿐 아니라 예상되는 타사의 IPO 현황 및 시기를 추가로 물었다. 작년 초 이후 침체된 IPO 시장이 다시금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곤 있지만 최근 신규 상장한 버넥트, 파로스아이바이오가 상장 이후 주가가 하락한 데 따라 투심이 다시 진정세로 돌아섰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이에 더해 선박 AS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사항과 대응방안이 질의에 포함됐다. 아시아, 유럽, 미국 등 지역별 수요 분석과 해외 시장 마케팅 필요성 검토 여부에 대한 사항도 제안서에 담아야 한다.
투자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사인 '구주·신주 비율' 부문 요청사항은 RFP에 구체적으로 기술되지 않았다. 지금으로선 신주 비중을 늘려 HD현대의 배당여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공모 구조를 설계할 것이란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밸류 제고 관련 제안도 요청했다. 기존 사업에서의 수익성 창출 및 독보적 경쟁력 보유 방법에 대해 물으면서도, '친환경 사업'과 '디지털 관련 사업'의 미래 비전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친환경 부문은,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공식석상에서 '공모 자금의 투자처'로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증권사들은 상장 이후 적정 주가를 유지하는 방법과 모회사인 HD현대의 주가 하락 최소화 방안을 제안해야 한다. 그간 물적분할해 신설된 자회사가 상장함에 따라 기존 기업 주주들은 주가 하락의 피해를 입어야 했다. 이후 주주 반발이 거세지며 증시입성을 고려하는 기업들은 모회사 주주보호방안을 필수적으로 마련하는 분위기다.
이례적으로 '사명변경 제안'이 RFP에 포함됐다. 최근 기업들이 사명 변경을 통해 이미지 쇄신을 꾀하려는 사례가 늘면서 타사와 겹치지 않는 사명을 찾는 데 애를 먹는 상황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직 주관사로 선정되진 않았어도 상장 준비 기업에 경영 컨설팅을 해주는 것은 이미 업계 관례로 굳어졌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가 제안요청서에 담은 항목들은 평범한 수준으로 느껴진다"라면서도 "사명변경 제안은 좀 특이했다. 증권사가 경영컨설팅에 이어 작명까지 도와주게 됐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