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 논란 등 고민...외압 가능성 크지 않다 판단한 듯
회추위, 8일 숏리스트 6명 발표...내달 8일 최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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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을 포기했다.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간 윤 회장은 정부의 관치(官治) 논란 등을 고려해, 적격후보자(숏리스트) 참여 여부를 고심해왔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6일 윤 회장이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회추위에 "그룹의 새로운 미래와 변화를 위해 KB금융그룹의 바톤을 넘길 때가 됐다"고 말했다.
KB금융 회추위는 지난달 20일 회장 선임 절차를 시작해 오는 8일 1차 숏리스트 6명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었다. 윤 회장은 최근까지 거취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채, 1차 숏리스트에 참여할 지 여부를 검토해왔다.
만약 지난 농협금융지주ㆍ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 때처럼 관치 논란이 현실화한다면, 이를 막을 수 있는 건 윤 회장 본인밖에 없는 까닭이다. 윤 회장이 용퇴 의사를 밝혔다는 건 외부 후보(10명)까지 포함한 잠재후보군(롱리스트) 검증 과정에서 관치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KB금융 회추위는 1차 숏리스트 발표 후 추가 검증 과정을 거쳐 오는 29일엔 3인의 최종 후보를 정할 예정이다. 내달 8일엔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해 주주총회에 추천한다. 현재 양종희ㆍ허인ㆍ이동철 부회장이 3파전을 펼치는 가운데, 박정림 KB증권 사장 등 일부 계열사 대표가 내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경호 회추위원장은 "그동안 이사회를 중심으로 구축한 안정적 지배구조와 효과적 경영승계 시스템이 잘 작동한다는 사실을 시장에 보여줄 시기가 됐다는 의사를 윤 회장이 연초부터 이사회에 비쳐왔다"며 "윤 회장의 선택을 존중하며 미래의 CEO(최고경영자)에게도 좋은 전통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