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도 영업이익 적자 이어간 CJ ENM, 현금 확보
하이브, 멀티 레이블 전략 강화…"협력 이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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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CJ ENM이 하이브와 합작 설립한 음악 레이블 '빌리프랩' 지분 전량을 하이브에 넘긴다. 이번 거래로 CJ ENM은 1470억원 자금을 확보하고 하이브는 빌리프랩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10일 CJ ENM은 종속회사 빌리프랩의 지분 51.5%(72만8000주)를 하이브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처분 목적은 “핵심 레이블 역량 집중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라고 밝혔다.
하이브는 총 1500억원을 출자해 빌리프랩 주식 52.48%을 취득하게 된다. CJ ENM이 보유한 지분(1471억원)과 김태호 빌리프랩 대표이사 지분(29억원)을 취득한다. 현재 하이브는 나머지 빌리프랩 지분 47.52%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빌리프랩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 하이브는 이번 인수에 대해 “회사의 중장기 성장 전략인 멀티 레이블 체제의 고도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빌리프랩은 2018년 9월 하이브와 CJ ENM이 합작해 설립한 법인이다. 양사는 공동 경영 방침에 따라 하이브의 김태호 COO가 빌리프랩의 대표이사를 맡았고 CJ ENM 측 인사가 이사회에 참여했다. 빌리프랩을 통해 데뷔한 보이그룹 엔하이픈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양사는 이번 지분 정리로 빌리프랩의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CJ ENM 측에서 경영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이돌 육성과 음악 제작은 하이브 측이 주로 관리해왔다. 이 때문에 하이브 측이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CJ ENM 측에 먼저 지분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CJ ENM 측은 이번 지분 매각 배경으로 “CJ ENM과 하이브가 각자의 레이블 사업에 집중해 음악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며, 빌리프랩과 빌리프랩 아티스트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 양사가 합의하여 내린 ‘전략적 선택’”이라고 밝혔다.
향후 CJ ENM은 산하 레이블 ‘웨이크원’에 역량을 집중해 자체 글로벌 아티스트 육성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제로베이스원과 케플러를 비롯해 TO1, 다비치, 조유리, 로이킴, 임슬옹, 하현상 등이 웨이크원에 소속되어 활동 중에 있다. 일본에서 현지 레이블 LAPONE(라포네)도 운영 중이다.
박지원 하이브 CEO는 "빌리프랩 지분 양수 이후에도 CJ ENM과의 발전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창근 CJ ENM 대표이사는 "양사는 글로벌 아이돌 발굴과 육성, 음반 기획과 제작까지 노하우를 쌓으며 함께 성장해 온 만큼 향후 K팝을 포함한 K컬쳐 전반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날 CJ ENM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489억원, 영업손실 304억원을 잠정 집계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 감소했고, 영업익은 적자전환했다. 영업손실은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수익성 악화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CJ ENM은 연초부터 인력 구조조정 및 사업부 효율화를 진행 중이다. MCN(다중채널네트워크) ‘다이아TV’ 사업부 매각도 진행하고 있지만 최근 최종 협상이 결렬되는 등 난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