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회장 징계 불복 소송 항소심 이후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금융권 비위 잇따라 적발되고 라임펀드 의혹 나오며 강경 기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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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던 라임·옵티머스 사태 관련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제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제기한 DLF(해외연계 파생결합펀드) 불완전판매 관련 중징계 취소 소송의 항소심 결과를 보고 결정한다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급변한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권의 내부통제 실패 사고가 잇따르고 라임펀드와 관련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옵티머스 불완전 판매와 관련한 금융위원회 제재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금융위 안건소위원회에선 제재 대상자인 박정림 KB증권 대표,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등의 진술 청취를 마치고 신분 제재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제재 확정 전 막바지 논의로 이르면 9월 중 결론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사 CEO의 제재는 금융위 안건소위에서 논의되고 금융위 정례회의 의결을 통해 확정된다.
라임펀드 관련 판매사 CEO 제재는 이미 2년 이상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증권가에선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제기한 DLF 불완전판매 관련 중징계 취소 소송의 항소심 판결을 참고하여 금융위가 제재를 확정지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놓고 법적해석이 갈리자, 금융위 내부에서도 판례를 통해 제재 확정에 신중을 기하려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20년 금융감독원은 DLF 불완전판매와 관련 금융사 CEO들에게 중징계를 처분했지만, 행정소송으로 역풍을 받았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징계 불복 소송에 대해 대법원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것이다. 대법원은 손 전 회장이 내부통제 기준 자체를 마련했다는 사유로는 제재할 수 없다고 봤다. 이에 금융위가 지난 2월 사모펀드 부실사태와 관련하여 금융사 제재 절차를 재개하긴 했지만, 제재 확정까지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위는 대법원 판례를 통해 확립된 내부통제 관련 법리를 개별사례별로 명확히 따져보겠다는 방침이다.
부실 사모펀드 관련 증권사 CEO들의 제재 절차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은 최근 금융당국의 기조와 무관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사 비위혐의가 잇따라 적발되고 라임펀드 관련 특혜성 환매 의혹이 제기되면서 금융당국의 금융사 내부통제 미흡에 대한 문제의식이 더욱 커졌다는 설명이 나온다.
제재 수위가 낮춰질 것이란 가능성도 쑥 들어간 모습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라임사태와 관련해 박정림 KB증권 대표와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에게 중징계인 '문책 경고', 옵티머스펀드와 관련해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에게 문책 경고를 결정했다. 현재 금융위 분위기대로라면 원안을 따라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잇따라 금융권 비위가 발생하고, 라임펀드의 특혜성 환매 의혹도 제기되면서 금융당국의 기조가 강경하다"라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징계 불복 소송에 대한 항소심 결과를 보고 금융위가 제재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분위기가 급변했다"고 말했다.
중징계가 확정되면 내로라하는 증권사 CEO들의 향후 거취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KB금융지주 회장 후보군 1차 숏리스트에 포함됐지만 제재리스크가 약점으로 지목된 바 있다. 3 연임에 성공하면서 NH투자증권을 6년째 이끄는 정영채 대표 역시 향후 연임 등에 제재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제재 논의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서 이르면 다음 달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정이 나올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통상 금융위 정례회의는 격주 수요일에 열린다. 오는 9월 13일, 27일이 이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