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몰락 분석에 국내 관련 스타트업도 도마위
수익성 양호하지만…VC업계 불황·규제 등 위기 요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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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시킨 위워크가 파산위기에 몰렸다. 코로나19 사태 후 재택 문화가 정착되면서 임차 수요가 감소한 탓이지만, 소비자들이 ‘공유’보단 ‘소유’에 가치를 두기 시작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단 평가도 나온다. ‘공유’에 방점을 두고 투자처를 물색했던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느껴지기 시작했다.
위워크는 지난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회원수가 감소하고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회사가 사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 상당한 의심이 있다"라고 밝혔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부채 재구조화, 사업 축소, 미국 파산법에 따른 조치 등 모든 대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10년 설립된 위워크는 벤처캐피탈(VC) 업계 큰손으로부터 투자유치를 받는 등 기대감을 한 몸에 받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기업이었다. 최대 62조원까지 몸값이 거론되던 위워크는 최근 2000억원대로 시가총액이 주저앉았다.
주가 부진에 상장폐지 가능성도 불거졌다. 30거래일 연속 주가가 1달러를 밑돌면서 상장 폐지 요건을 충족하면서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위워크 상장 폐지 절차에 돌입했다. 위워크는 향후 6개월 이내 1달러 이상으로 주가를 회복해야하는데 이달 1일 주식 40주를 1주로 액면병합하는 전략을 썼다.
위워크의 몰락 배경으로는 코로나19가 꼽힌다.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며 미국 내 재택근무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오피스 임대 수요가 꺾인 것이 위워크의 수익성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응하고자 하는 위워크의 움직임 또한 분주해졌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위워크는 파산경고를 받은 뒤 대부분의 임대 계약을 재협상해 비용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공유 경제의 상징과도 같던 위워크가 몰락하자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켜졌다. 서비스별, 투자처별로 수익성 추이 차이는 있지만, 주시해야할 위험요인들이 없진 않다는 지적이다.
카셰어링 업체들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 쏘카는 18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50억원가량 손실 폭이 증가했다. 2021년 16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그린카 또한 지난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위워크와 사업 모델이 유사한 스파크플러스, 패스트파이브 등 공유오피스 기업들은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스파크플러스는 2016년 출범한 이래 적자를 지속하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일각에선 야근이 잦은 한국 근로문화에 적합하지 않은 위워크의 임대기준에 반사이익을 봤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다만 줄어드는 창업과 스타트업들의 임대료 지불 능력 저하는 위기요인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창업은 전년동기 대비 4.4% 감소한 33만3372개로 집계됐다. 3고(고물가, 고금리, 고환율)가 원인으로 거론됐다. 스타트업들이 주된 임차인인 까닭에 임대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또한 추가 투자유치가 어려워진 스타트업의 임대료 지급 능력도 한계에 봉착하는 분위기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 기업 A사가 3개월치 임대료가 밀린 일화가 회자되기도 했다.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이동수단(PM) 공유 기업들의 수익성도 다소 개선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지바이크, 더스윙은 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였고 피유엠피는 영업적자의 폭을 크게 줄였다. 심사역들은 괄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진단한다. 킥보드 구매 및 보급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투입한 뒤 이용료로 이를 회수하는 구조인 까닭에 관리 측면에서 경제성이 낮다고 판단, 투자 검토를 중단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업체간 경쟁이 치열한 데다, 프랑스 파리시가 주민투표를 통해 전동 킥보드 대여 서비스를 금지하기로 결정하는 등 규제 이슈도 존재한다. 추후 사업을 확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국내 대기업 등 전략적투자자(SI)들이 공유 서비스 기업 투자를 지양하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판매량을 늘려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해진 만큼, 주력 사업의 수익성 향상에 도움을 줄 만한 매물 위주로 물색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미국 전기차 공유 관련 기업 투자를 검토하다가 철회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실적이 나오지 않는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줄어든 상황인데, 공유 서비스를 중개하기 위해선 플랫폼이 반드시 필요하니 관련 기업들의 기업가치도 높게 평가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조(兆)단위 규모로 풀리고 있는 '오일머니'조차도 투자를 통해 기업의 기술력을 습득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