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에 관심 쏠리지만
쇄도하는 질의에도 배당 가이던스에 '소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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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안에 따른 고배당 기대감이 확산되며 보험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배당자율성' 발언도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금융환경이 불안정해 갈 곳을 잃은 시장의 자금이 배당주에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손해보험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소극적 배당정책 언급에 실망하는 분위기다. 월등한 재무건전성으로 DPS(주당배당금) 증가가 확실한 상황임에도 향후 배당정책에 대해 너무 보수적으로만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배당 관련 질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화재 측에선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가 관찰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전날 대비 6000원(2.28%) 오른 26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번달 들어 삼성화재 주가는 전달 말 대비 9.1% 올랐다. 삼성화재보다 시장점유율은 물론, 수익성도 낮은 현대해상은 같은 기간 10.2%, DB손해보험은 13.3% 주가가 상승했다. 상장 손보사 중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주가 상승률이 가장 부진한 셈이다.
보험주의 주가가 9월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회계상 이익 증가와 더불어, 금융당국이 정책적으로 배당을 장려하는 듯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까닭이다.
법무부는 보험사 배당가능이익 산출 기준과 관련한 상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대폭 늘어난 순이익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새로운 회계제도 아래에서 채권 평가로 인한 미실현이익이 대폭 상승했는데, 배당가능이익에서 미실현이익은 제외된다.
이에 배당가능이익이 수조원에서 수천억원 수준으로 감소하게 된 상황이다. 관련업계에선 추석 연휴 전후로 시행령이 개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배당 자율성을 높이겠다'고 발언한 것도 주가 상승가도에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이 원장은 지난 14일 런던에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런던 IR 2023' 행사에서 "금융사의 자본확충 능력이 일정 수준 이상 된다는 전제 아래 배당 등 주주 친화 정책의 자율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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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의 배당이 늘어난다면, 자연스레 최대 수혜주로는 올해 이익이 크게 늘어난 삼성화재가 꼽히게 된다. 그러나 최대 수혜주여야할 삼성화재가 증권가에서는 가장 외면받고 있는 셈이다.
그 배경으로는 삼성화재가 배당과 관련해 시장과의 소통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온 점이 꼽힌다. 배당 관련, 시장과 소통을 보수적으로 진행하며, 주당배당금(DPS) 및 배당수익률 추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상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자연히 삼성화재의 DPS이 늘겠지만 회사가 배당정책을 구체적으로 밝힌 바가 없어 추정이 어렵다"라며 "증권업계 리포트를 보더라도 애널리스트마다 예측 기준이 달라 중구난방에 가깝다"라고 말했다.
삼성화재의 자본정책 성향은 '보수적'이기로 유명하다. 재무여력이 충분하다는 시장의 판단에도 불구, 기대치를 밑도는 배당정책을 발표한 사례가 적지 않다. 2021년엔 3년만에 당기순이익 1조원대를 회복하면서 투자자들의 배당 기대감이 컸지만 시장의 예상을 10% 밑도는 DPS를 결정했다.
삼성화재는 시장의 높은 배당 기대감을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지난 2분기 실적발표회(IR)에서 배당성향 가이던스, 자사주 매입 가능성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지만 김준하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은 "올해 배당정책을 어떻게 운영하겠다고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을 아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관련업계에선 삼성화재의 배당정책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냉담한 반응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화재는 상법 시행령이 개정되지 않더라도 배당할 수 있는 유일한 손보사이고 2분기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 잠정치는 적정 수준(180%)를 훨씬 뛰어넘고 있음에도 배당정책에 소극적이다"라며 "삼성화재의 배당정책 가이던스가 시장의 기대에 못미친다는 게 대다수 투자자들의 반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