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주 전 대표 투썸行에 경업금지 제동
다툼 실익 의문…어피너티 내부 사정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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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버거킹코리아(법인명 비케이알)가 투썸플레이스로 자리를 옮긴 전 대표이사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버거킹은 최근 문영주 투썸플레이스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경업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얼마 전까지 버거킹에 재직했던 문 대표가 이적 금지 기한이 지나기 전에 경쟁 업체로 옮겼다며 문제를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영주 대표는 제일기획, 오리온그룹 외식사업 계열사 대표를 거친 외식업 전문가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는 2012년 버거킹을 인수하고 이듬해 문 대표를 영입했다. 문 대표는 2016년 버거킹의 주인이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로 바뀐 후에도 신임받은 업계 최장수 CEO다.
문영주 대표는 올해 1월 회장 자리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는데, 지난 5월 돌연 사임했다. 당시 회사는 사유를 밝히지 않았는데, 주주사 경영진과 갈등을 빚은 게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다. 작년 추진한 버거킹 M&A가 무위로 돌아간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투썸플레이스가 문영주 대표를 새 수장으로 영입했다. 문 대표의 전문성과 역량에 높은 점수를 줬다. 투썸플레이스는 2018년 CJ푸드빌에서 물적분할돼 설립됐다. 몇 차례 지분 거래를 통해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 경영권이 넘어갔다가, 작년 초 칼라일그룹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버거킹은 문 대표의 경쟁사 이적을 문제삼는 분위기다. 회사는 올해 캐나다 유명 커피 브랜드 팀홀튼(Tim Hortons)을 들여와 운영할 계획인데, 전임 대표가 커피·디저트 전문인 투썸플레이스로 옮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팀홀튼은 1호점 개장 준비 중으로 버거킹이 아직 본격적인 커피사업을 하고 있다 보기는 어렵다. 통상 수개월에서 2년 수준의 전직금지 기간을 감안하면 법정 공방이 길어질 경우 버거킹은 별다른 실익을 얻기 어려워진다. 합리적인 의사 결정인지 의문부호가 붙을 상황이다.
이에 대해 버거킹 운영사 비케이알 측은 “해당 사항 관련해서는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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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피너티의 내부 사정은 어수선하다. 박영택 회장과 이철주 부회장, 이상훈 총괄 등 창업 파트너들이 잇따라 떠났다. 교보생명, 락앤락, 요기요, 쓱닷컴 등 투자 포트폴리오의 회수 전선에 먹구름이 끼어 있다.
락앤락은 실적과 주가 부진에 대표이사 교체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5일 이영상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했다. 이 대표는 문영주 대표 직전 투썸플레이스의 대표이사였고, 과거 오비맥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어피너티와 손을 맞춘 인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