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는 여·야 간사간 협의 시작조차 못했어
증권사 소환 두고 대립…"재조사"vs"끝난 일"
은행권도 명단 번복…추석 지나야 윤곽 나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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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이하 정무위)의 국정감사(이하 국감) 증인 의결 논의가 길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벤처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 일부 상임위가 이미 증인 의결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국감 준비에 들어간 것과 대조되는 모양새다. 현재 여야는 증권사 소환을 두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증인 윤곽은 추석 연휴가 지나야 드러날 전망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무위는 아직 증인 의결을 위한 여야 간사간 협의에 돌입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국감 증인 의결 절차는 각 당의 간사실에서 개별 의원들이 신청한 증인을 수합한 후 당내 협의를 거쳐 당에서 신청할 증인을 선정한 뒤, 여야 간사가 모여 최종 협의를 거쳐 의결한다.
현재 여야간 이견이 가장 큰 곳은 금융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에서도 특히 증권사 증인 소환 여부를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라임 사태'와 연루된 판매사들 중 특혜성 환매 논란에 직면한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의 출석이 거론되고 있다.
여권에서는 증권사 CEO를 증인으로 소환해 라임사태의 전면적인 '재조사'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여권 관계자는 "현재 김상희 의원의 특혜 환매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김 의원 외에도 정치권 인사 중 해당 의혹에 연루된 인사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라며 "미래에셋 등 증권사를 불러 금감원장에게 라임사태의 전면적인 재조사 필요성을 따져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야권에서는 증권사 CEO 소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라임사태'와 관련한 의혹을 더 키우는 것이 당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기존 증권사 CEO를 줄소환해 특혜 환매 의혹 관련 공세를 펼칠 계획이었지만, 최근 그 기조를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이미 다 끝난 '라임사태' 이슈를 정치인 이름 하나 나왔다고 다시 국감장에 다 부르고 재수사를 요구하는 것이 맞는 건가"라며 "다만 여당쪽에서 워낙 강하게 출석을 요구하고 있어 협의가 어떻게 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권 증인 출석을 두고도 명단이 번복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5대 은행장이 전원 출석한 것과 달리 올해는 1차 증인 수합 과정에서 횡령·배임 등 이슈가 발생했던 일부 은행들만 증인 리스트에 올랐지만, 최근 야당 일부 의원실에서 명단을 수정해 5대 은행을 모두 리스트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권 대관 관계자는 "예상과 달리 이번에는 5대 은행을 모두 증인으로 신청한 의원실이 없어 일부 의원실만 방문해 의혹을 소명하면 된다고 생각해 안심했지만 최근 명단이 또 번복됐다"며 "여야 간사가 협의에 들어가기 전 이름을 빼는 게 중요한데 하루가 지나면 명단이 바뀌고 새로운 의원실이 튀어나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결국 정무위 증인 협의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법상 국감 증인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최소 출석일 7일 전에 해당 업체에 통보해야 한다. 정무위 국감은 내달 10일 국무조정실과 국모총리 비서실 등을 대상으로 시작한다. 따라서 3일까지는 여야 간사가 협의해 증인 명단을 확정해야 한다.
한 정무위 간사실 관계자는 "여야 간사간 협의는 때와 장소를 정해두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서 언제 어떻게 명단이 바뀔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며 "다음달 3일 기한이 임박해서야 명단이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전까진 증인과 관련해서는 섣불리 말하기 힘들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