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 자금도 크게 묶여있는데
후순위라 손실 더 커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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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향후 2년간 1조원이 넘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만기가 도래하는 가운데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자산 가치 하락이 이어지며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공모펀드는 후순위 채권자인 만큼 손실이 더 클 것이란 우려가 함께 나온다.
5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판매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만기 도래하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액수는 1조225억원이다. 판매된 펀드들은 주로 미국(20%), 스페인·프랑스·영국(18%), 독일(14%) 등에 투자됐다.
해외부동산 공모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한국투자증권(5087억원), KB국민은행(2779억원), 하나증권(911억원)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사의 경우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4963억원), 이지스자산운용(4737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926억원) 순이다.
문제는 미국을 비롯한 유럽 오피스 자산 가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신규 채용 감소 및 재택근무 영향으로 공실률이 2019년 말 6.3%에서 최근 27.2%로 크게 뛰었다. 시장 침체로 인해 평균 거래 가격은 2019년 말 평방 피트 당 1231달러 수준에서 763달러로 하락했다.
맨해튼 오피스 공실률도 지난 2019년 말 13% 수준에서 최근 20%까지 올랐으며 평균 거래 가격은 2021년 말 평방 피트 당 1000달러 수준에서 778달러로 하락했다.
유럽 역시 오피스 가치가 급감했다. 지난해 1분기 이후 현재까지 유럽 오피스 가격은 평균 25% 하락했는데, 베를린(-38%)·쾰른(-38%)·암스테르담(-35%) 하락률이 특히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배경에서 개인을 비롯한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의 경우 후순위 채권자로 1순위 채권자는 현지 은행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2년간 만기 도래하는 펀드 가운데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된 금액은 8600억원에 달하는 만큼 개인의 손실도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윤창현 의원은 "LTV 60% 건물의 가격이 20% 떨어지면 공모펀드의 손실률은 50%에 이르게 된다"며 "제2의 펀드사태로 확대되지 않도록 리파이낸싱 펀드를 도입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