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등 원자재가 하락에 전기차와 판가 협상 문제도
高밸류로 증설자금 마련하지만…"상장 이후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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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그룹의 전구체 생산 자회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이하 에코프로머티)가 연내 기업공개(IPO)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포스코퓨처엠ㆍ엘엔에프ㆍ코스모신소재 등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이 개인 투자자들의 강매수세로 주가가 급등하자, 이들을 비교기업 삼아 기업가치를 3조원 넘게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에코프로머티의 행보를 두고 산업계와 투자업계에선 동시에 우려가 나온다. 이달 들어 2차전지 종목들은 메탈 가격 하락으로 판가를 낮추는 가운데 전방 전기차 판매 둔화까지 겹치며 주가 조정을 거치고 있다. 전·후방 겹악재로 2차전지 산업 전반의 거품이 빠질 때가 됐다는 지적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도 에코프로머티가 공모 과정에서 끊임없이 고평가 논란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한다. 테마주 흐름에 기대 공모가 흥행하더라도, 상장 이후 주가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최근 산업계에서는 IPO를 앞둔 에코프로머티를 비롯한 2차전지 소재 기업의 성장성울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에코프로머티 주력인 하이니켈 전구체를 포함해 양극재 전반 판가가 추세적 하락세를 보일 수 있어 눈높이를 낮춰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 까닭이다.
국내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은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 원자재 가격과 판가를 연동해 공급하고 있다.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하락할 경우 판가도 떨어지는 구조다.
증권가도 2차전지 업종 전반 실적 전망치를 조정하고 있다. 최근 삼성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을 전 분기 대비 45% 줄어든 6683억원으로 추정했으며, 유진투자증권도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의 역성장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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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머티는 이번 공모에서 올해 상반기 상각전영업익(EBITDA)를 연환산해 공모가액을 산정했다. 기업 가치 산정 근거가 현재 업계 분위기와 다소 거리감이 있는 셈이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 셀 업체도 7~8월 들어 판가가 떨어지며 수익성이 급감하자 차라리 가동률을 낮춰버리는 식으로 대응하는 분위기"라며 "연내 판가가 추가로 하락하면 매출은 물론 수익성도 깎여나갈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최종 고객사인 글로벌 전기차 완성업체들의 수익성 둔화도 에코프로머티 앞에 놓인 악재 중 하나다. 전기차 산업은 2차전지 관련 기업 성장을 견인하는 최전방으로 통한다.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데 2차전지 소재 업체만 높은 수익성과 고평가를 유지하기 어려울 거란 시각도 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의 올해 3분기 완성차 전체 판매량이 시장 예상치(46만3000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기차 시장이 예상만큼 성장하지 않으면서, 테슬라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모델S, 모델X 등의 가격을 낮춰 총마진까지 악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판매 둔화를 우려하는 전기차 기업이 언제까지고 셀, 소재 업체에 유리한 판가 협상 구조를 용인할지 낙관하기 어렵다"라며 "일각에서는 수년 내 전기차 회사들 중 탈락자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이 경우 바로 공급과잉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2차전지 관련 기업도 중장기적으로는 눈높이를 낮춰야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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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는 에코프로머티가 고평가 논란을 딛고 공모 흥행에 성공하더라도, 상장 이후 주가가 급락해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클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2차전지 관련주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들은 에코프로(-4125억원), 포스코홀딩스(-5985억원), LG에너지솔루션(-3571억원), 에코프로비엠(-3322억원) 등 관련 기업 주식을 총 1조원 넘게 팔았다.
기관들도 포스코퓨처엠(-2111억원), 포스코홀딩스(-1888억원), 삼성SDI(-1220억원) 등을 순매도하는 상황이다.
국내 증권사 연구원은 "증권가에서도 2차전지 주가는 장기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많다. 에코프로머티는 당장 테마주 분위기에 올라타 고(高)밸류로 상장해 시장에서 증설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라며 "공모와 관계 없이 (상장 후에도) 논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