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검사국 업무 과중
업무 부담 줄이는 방향으로 조직개편
전문성 확보 등 숙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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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증권가 사건·사고에 금융감독원이 금융투자검사국 조직개편을 검토 중이다. 한 부서에 일이 지나치게 몰리다 보니 이를 타개할 방책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베테랑 인력의 이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문성을 확보해야 하는 숙제는 남아있다. 더불어서 조직개편을 하더라도 인력부족 문제는 지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금융투자 부문의 금융투자검사국, 자산운용검사국, 사모펀드운용사 전담검사단을 검사 1·2·3국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는 지난 6월 금감원 조사 조직 개편과 같은 방식이다. 당시 금감원은 기획조사·자본시장조사·특별조사국 체제를 조사 1·2·3국 체제로 전환했다.
그간 각 국이 사건을 유형별로 나눠 담당했지만 조직개편을 통해 조사 1·2·3국에 균등하게 사건을 배당함으로써 부서간 경쟁체제를 갖추는 동시에 신속한 조사를 제고한다는 목적에서다.
금감원이 금융투자검사국 조직개편을 단행하려는 배경에는 증권가에서 연이어 터지는 각종 사건들이 자리한다는 지적이다.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 돌려막기 사태·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등 주시해야 할 증권업계 사고들이 넘쳐나며 업무량과 난이도 등 책임은 커졌는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금감원은 현재 라임펀드 사태를 재검사하고 있는데 이는 직원들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뿐 아니라 난이도 높은 검사 중 하나로 꼽힌다. 기존 검사가 잘못됐다는 것을 전제로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문제를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베테랑 인력, 젊은 직원 이탈이 심각한 상황에서 난이도는 높아지며 업무 과중이 심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증권사 사건·사고도 쉴 틈 없이 쏟아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라임펀드 특혜성 환매 관련 판매사인 점이 드러나며 단독 검사를 받았다.
채권형 랩·신탁 돌려막기 사태 관련해서도 금감원은 하나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SK증권, 교보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을 대상으로 검사에 나섰다.
또 금융투자검사국은 SK증권이 경쟁사 메디톡스의 리포트를 쓰지 말라는 대웅제약의 지시를 받고 보고서를 내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경위 파악에 나선 바 있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이 다뤄야 할 사안과 책임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최근 1년간 뽑은 직원만 수백명에 달하는 상황"이라며 "현재 업무 흐름을 감당하려면 금감원 전체에 직원 1000여 명은 추가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검사를 담당하던 베테랑 직원들이 회사를 떠난 탓에 젊은 직원들이 그 공백을 제대로 메워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선 관계자는 "아직 경력이 많지 않은 직원들은 (검사 과정에서) 어떤 점이 문제인지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애로사항을 전했다.
결국 금융투자검사국 조직개편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는 복안이라는 분석이다. 사실상 금융투자검사국에 일이 몰리고 인력은 부족한 상황에서 자산운용검사국과 사모펀드운용사 전담검사반을 함께 1·2·3국으로 개편함으로써 특정 파트에 일이 몰리는 것을 막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투자검사국 조직 개편과 관련한 사항은 구체적인 시기나 내용 등이 정해지지 않아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