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比 증가한 3.8조 중 65%가 대체투자
교직원공제회·사학연금 해외부동산 노출액 증가세
한은 "유동성 낮아 리스크 과소평가 가능성"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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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교직원공제회를 비롯한 국내 주요 공제회의 투자금이 올해 상반기에도 대체자산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투자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고, 국내외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하는 상황 속에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위험 노출도가 더 커지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성국 의원이 5개 주요 공제회(한국교직원공제회·군인공제회·과학기술인공제회·경찰공제회·대한소방공제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대 공제회의 투자금액은 총 70조4000억원이다. 이중 대체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71%, 약 49조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투자금액(70조4000억원)은 지난해 말(66조6000억원) 대비 3조8000억원이 늘었는데, 이중 절반이 넘는 약 2조5000억원이 대체자산에 투자됐다.
주요 공제회들은 2020년부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고위험·고수익 투자 방법인 대체투자를 확대해 왔다. 물론 대체투자가 수익률에 목마른 국내 기관투자자들에 효자 노릇을 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금리 인상 기조가 뚜렷하고 부동산 시장 침체 가능성이 대두하면서 오히려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한 공제회 고위급 인사는 "일반적으로 대체투자는 다른 전통 자산 투자에 비해 위험에 노출된 비중이 크다"며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경찰공제회 등은 이미 공무원 연금을 납부하고 있는 가입자가 많기 때문에 안정적인 자산보다는 비교적 기대 수익이 높은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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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특히 대체투자 부문 중 해외 부동산에 투자를 집중한 연기금·공제회의 위험도가 더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연기금·공제회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미국과 유럽지역에 집중돼 있다. 미국과 유럽의 부동산 시장 상황, 특히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상황은 하락기에 접어들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재택 근무가 늘어나고 이후 오피스 임대 계약이 갱신되지 않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원인이 주효하다. 이에 일부 부동산 소유주들은 헐값에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리고 있는데 이로 인해 일부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원금 회수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교직원공제회와 사학연금의 해외 부동산 위험 노출액(익스포저) 합계는 지난달 말 기준 9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5년 전인 2018년(약 5조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2017년 3조9000억원원 규모였던 위험 노출액은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도 최근 공제회의 해외 대체투자 위험성을 경고했다.
한국은행은 이달 초 '최근 주요 연기금·공제회 해외대체투자 현황 및 리스크' 보고서를 통해 "해외 대체투자는 정보 비대칭성, 낮은 유동성 등으로 투자자의 능동적 대처가 어려워 리스크가 과소평가되거나 늦게 반영될 수 있다"며 "기존에 투자한 해외대체투자 전반의 수익성 검토 및 사후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