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시세조종 혐의…배재현 투자총괄대표는 구속
남궁훈 전 대표 스톡옵션 94억 차익…'먹튀' 논란
AI모델 'KoGPT'는 감감무소식…시장 기대감도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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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국민주'였던 카카오의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외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데다 실적 반등 기대감도 낮아진 영향이다. 10월 이후 출시를 공언했던 한국형 초거대 AI 언어모델 'KoGPT2.0'은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실적 회복과 별개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은 것이 진짜 '리스크'라고 입을 모은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 4~6일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현재 카카오의 52주 신저가는 지난 6일 기록한 4만600원이다. 지난달 말 시가총액 상위 14위였던 카카오는 이달 들어 17위로 밀렸다. 연초 대비 3분기 말 카카오의 시총은 1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의 주가 하락 중심에는 전·현직 경영진을 둘러싼 잡음이 있다.
서울남부지법(김지숙 영장전담부장판사)은 지난 18일 오후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투자전략실장,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등 3인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 과정에서 시세 조종을 한 혐의를 받는데, 법원은 배 대표에 대해 '증거 인멸 및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구영장을 발부했다.
현직 경영진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남궁훈 전 대표의 최근 행보도 논란이 됐다. 카카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말 퇴직을 앞둔 남궁 전 대표는 최근 스톡옵션을 행사해 94억원이 넘는 차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남궁 전 대표가 카카오 주주들과의 약속을 저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궁 전 대표는 대표로 내정됐던 지난 2월 10일 사내 게시판에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제 연봉과 인센티브 지급을 일체 보류하며, 15만원이 되는 그날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도록 하겠다"는 글을 게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선 '먹튀'를 했다는 원성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가 글로벌 IB 불법 공매도 종목으로 활용된 사실도 투심 악화에 불을 지폈다. 금융감독원은 15일 BNP파리바 홍콩 법인이 101개 종목에 대해 400억원 규모의 무차입 공매도를 했으며, 이중 가장 큰 규모로 공매도한 종목이 카카오였다고 밝혔다.
한 증권가 연구원은 "카카오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이 있지만 '개미(소액주주)들이 외국인 배를 불리는데 소모됐다'는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카카오의 진짜 리스크는 실적이 아니라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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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외부 리스크 관리에 출렁이는 사이 정작 중요한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은 갈피를 못잡고 있다.
카카오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한국형 초거대 AI 언어모델 'KoGPT 2.0'을 10월 출시하겠다고 공언했다. 카카오측은 "연내 출시 계획에 변동이 없다"고 밝혔지만, 10월 말을 향해가는 지금까지도 KoGPT와 관련한 세부 사항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모습이다.
카카오가 계획대로 KoGPT 2.0을 발표하더라도 주가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네이버는 카카오보다 한 발 앞서 한국형 거대언어모델(LLM)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지만, 예상보다 시장의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하이퍼클로바X는 출시 이후 환각현상(잘못된 내용을 사실처럼 답변하는 현상) 등으로 기능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AI를 활용한 수익모델이 명확하지 않아 당장 실적 개선에 기여하기도 어렵다. 아직 AI 사업이 초창기 단계로,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시장 주도권 선점에 의미를 둬야 한다는 평가다. 이에 기업들이 R&D(연구개발)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그룹 전체가 흔들리는 카카오는 신사업에 힘을 주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AI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가 생각보다 시장 반응이 뜨뜻미지근해 카카오가 공개할 KoGPT 역시 기대감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곧 있을 실적발표때 KoGPT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 같은데, 기존 카카오의 사업 모델인 카카오톡과의 연계성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하향하고 나섰다. 대신증권(6만7000원→6만4000원), 다올투자증권(7만1000원→6만6000원), 삼성증권(6만2000원→5만4000원), 현대차증권(8만원→7만2000원), 유진투자증권(7만4000원→6만5000원), NH투자증권(7만2000원→6만원), 교보증권(7만4000원→7만원) 등이 카카오의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목표가를 일제히 낮췄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SM의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에 따른 기존 사업 성장률 둔화와 퇴직금 및 상각비 증가로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19% 감소할 전망"이라며 "경기둔화와 구조조정, 신사업 관련 비용 증가로 올해는 영업이익 역성장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