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보다 용이한 EB 발행 가능성 거론
지분 활용 시 담보가치 이견 따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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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이 보유 넷마블 지분을 담보로 교환사채(EB) 발행을 검토 중이다. 사업 확장에 따른 재무 부담에 실적 부진까지 겹치자 자금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입장에선 어떤 형태로든 핵심 자산을 활용해야 하는데, 넷마블 지분의 실질 가치에 대한 이견이 따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1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복수의 외국계 투자은행(IB)과 넷마블 지분을 교환대상으로 하는 EB 발행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회사는 지난 6월말 기준 넷마블 지분 1872만주(지분율 21.78%)를 보유 중이다. 이 지분의 장부 가치는 약 1조103억원으로 취득 시점인 2011년 11월과 비교하면 20배 이상 값이 올랐다. CJ ENM 보유 유가증권 자산 중 가장 덩치가 크다.
CJ ENM은 피프스시즌(전 엔데버콘텐트)을 인수하며 일으킨 대규모 차입으로 이자 비용이 늘고 부채비율이 오르는 등 재무 여건이 악화한 상황이다. 주력 사업의 부진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CJ ENM이 지난 3분기에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무 개선 필요성이 높아지자 CJ ENM 측은 비핵심 자산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왔다. 지난 8월에는 빌리프랩 지분 72만8000주를 하이브에 1471억원을 받고 매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CJ ENM이 보유한 넷마블 지분 활용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았다. 회사는 넷마블 지분 취득 목적을 경영참여로 공시하고 있는데 양사 시너지는 크지 않다는 평가가 있다. 소수 지분인 만큼 매각보다는 올 들어 대안으로 부상한 EB 발행 트렌드를 따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증자도 어렵고 보유 지분을 매각하기도 어려운 경우 EB로 저리에 조달하는 시도로 선회하는 경우가 많다"며 "IB 입장에서도 거래가 부족한 시기 주관 수수료가 넉넉해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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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이 넷마블 지분을 활용해 어느 정도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B는 교환 대상 주식의 향후 상승 가능성을 담보로 낮은 금리에 사채를 발행하는 메자닌으로 통한다. 18일 장중 넷마블 주식은 약 4만1000원 선에 거래 중이고, CJ ENM 보유지분 가치는 8000억원을 밑돈다. 지난 수년간 주가가 부진했던 터라 상승 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CJ ENM 입장에선 어떤 형태로든 올해 중 넷마블 지분 유동화가 필요할 거란 평이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900억원 이상 이자 비용을 지급하며 현금성자산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주는 SK하이닉스나 LG에너지솔루션 등 최근 발행된 EB 담보 주식과 비교하면 주가 상승 여력을 따져봐야 할 거란 시각도 있다"라며 "SK에코플랜트가 합병 자회사 비상장 소수 지분을 담보로 발행한 사례도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유동화는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CJ ENM은 넷마블 지분 활용 여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