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유상증자·미국 투자가 원인
컨콜에선 "재무계획" 질의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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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의 두 중심축인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분기 실적을 31일 발표했다. 방산 사업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두 기업의 '차입금 증가'가 새로운 화두가 됐다. 영업현금흐름이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AMPC(생산세액공제) 등으로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솔루션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2조9258억원, 98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7%, 70.8% 감소한 값이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전부문이 업황 악화에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특히 신재생에너지부문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2.4% 감소한 347억원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 태양광 모듈에 대한 공급이 수요보다 늘어나면서 판매량이 감소, 판매 마진이 축소된 여파다.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한화그룹 내 방산 관련 계열사들이 통합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9815억원, 1043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65% 증가한 수준이다. 그러나 민간 항공 엔진 사업의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글로벌 항공 엔진 기업과 함께 참여한 GTF(Geared Turbo Fan) 엔진 결함 가능성이 제기되며 리콜 사태가 벌어진 탓이다.
투자업계는 두 기업의 '재무부담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순차입금비율이 크게 늘어났다. 한화솔루션은 전년말 대비 27%포인트 늘어난 72%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같은 기간 43%포인트 늘어난 47%를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컨퍼런스콜에서는 재무계획 관련 질의가 나왔다. 회사 측은 재무부담이 가중된 원인을 한화오션 유상증자에 두 차례 참여한 것으로 진단했다. 향후 3년간 납품될 수주잔고 등을 고려하면 현금흐름 증가 추세가 이어져 자연스레 부채비율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솔루션의 재무건전성 관련 우려도 컨퍼런스콜 이후 제기됐다. 차입금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미국 투자 확대가 꼽히고 있다. 연초 한화솔루션은 미국 태양광 사업에 3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초기건설 비용을 제외하고 AMPC를 통해 투자재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AMPC는 한 번에 받는 게 아니고 나눠서 받게 되는데, 투자는 1~2년 안에 이뤄져야 하다보니 차입금이 늘어난 것으로 보여진다"라며 "업황 회복이 안 되면 유상증자든 신규 차입이든 해야 할 것 같은데 한화오션 인수 이후로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