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6일 공매도 금지 조치 전격 시행하면서 합병을 앞둔 셀트리온, 유상증자를 계획중인 한화오션 등이 수혜를 입게 됐다.

그간 공매도 물량이 쌓여있던 기업들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재로 분류되는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등 이차전지 관련주,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그 주인공이 됐다.

한화오션은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행된 6일 오전부터 주가가 급등, 전일 대비 12.13% 상승한 2만68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유상증자 신주 최종 발행가액(1만6730원) 대비 60.2%가량 높은 금액으로, 투자자들이 유상증자 청약에 참여하고 신주상장일까지 주가가 유지된다면 차익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 대상 청약은 8일부터, 일반공모청약은 10일부터 진행된다.

사실 한화오션은 유상증자 결의 이후 주가가 꾸준히 하락하며 발행가액을 낮춰야했다. 최종발행가는 1차 예정 발행가액(2만1850원) 대비 23%가량 낮게 책정하면서 자금 조달 규모도 크게 줄어들게 됐다.

그러나 이날 공매도금지 조치로 인한 급격한 주가 상승으로 신주 발행예정 가격과 현재 주가 사이의 차이가 커지면서 추후 투자자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졌단 평가를 받는다.

계열사간 합병이 예정돼 있는 셀트리온그룹에도 공매도 금지 조치는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달 23일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안이 양사 주주총회 문턱을 넘었다.

남은 문제는 주식매수청구권이었다. 셀트리온 주주총회에선 2대주주인 국민연금이 합병안에 기권표를 행사하며 주식매수청구권을 확보했다. 지난주까지만해도 셀트리온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격보다 낮았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실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이날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두 기업의 주가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 수준까지 상승했다.  6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종가는 각각 15만7900원, 7만1200원을 기록,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셀트리온 15만81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7251원)을 넘어섰다.

현재의 주가 수준이 유지된다면 기관투자자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유인이 사라지게 된다. 주식매수청구에 대비하기 위한 자금으로 약 1조원을 책정한 셀트리온의 자금 부담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기업공개(IPO)를 준비중인 에코프로는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사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지난주까지 2차전지 관련 주식종목의 주가는 하락세가 뚜렷했는데, 지난 3일까지 진행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수요예측에는 기관들의 참여 의지가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날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계열회사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추후 일반공모 청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공매도를 금지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것이 주로 화두가 됐는데 이젠 수익률을 높이는 일종의 투자전략으로 활용되는 모습이다"라며 "이와 동시에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거나 지배구조 개편을 하려던 기업들도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